[평창]北 예술단 마지막은 '다시 만납시다'…선곡 과정 잡음도

장병호 기자I 2018.02.08 23:02:13

8일 강릉아트센터 공연 성황리에 막 내려
북한 노래·남한 가요·서양음악 등 선보여
레퍼토리 선정 과정서 가사 문제 협의도
앙코르 없이 끝나…현송월 등 기념 촬영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15년 6개월 만에 ‘반갑습니다’로 막을 올린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다시 만납시다’라는 기약과 함게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위해 강릉을 찾은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은 8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북한 노래와 남한 가요, 서양음악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812명 관객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의 사회자는 “민족의 경사인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 강릉을 먼저 찾았다”며 “통일의 새 시대가 이뤄지기를 소망하며 공연을 시작하겠다”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전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예상 밖의 화려한 무대와 뛰어난 실력으로 관객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무대 뒤편 벽을 꽉 채운 대형 스크린에서는 형형색색의 영상이 등장해 공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한반도 이미지가 등장하는 등 한민족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연 마지막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담은 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반갑습니다’로 막을 연 이날 공연은 ‘흰눈아 내려가’ ‘평화의 노래’ 등 북한 노래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흰눈아 내려가’를 부를 때는 ‘설눈’이라는 단어를 남한 관객에게 익숙한 ‘흰눈’으로 개사해 눈길을 끌었다. 남한 노래도 다수 불렀다. 이선희의 ‘J에게’,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혜은이의 ‘최진사댁 셋째 딸’, 송대관의 ‘해뜰 날’ 등 익숙한 가요로 분위기를 달궜다.

‘달려가자 미래로’라는 빠른 템포의 노래를 부를 때는 핫팬츠 차림의 가수 5명이 무대에 등장해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율동으로 공연장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카르멘 서곡 등 해외 유명 클래식 20여곡을 메들리로 편곡해 관현악 연주로 선사하기도 했다. 공연 후반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 등 통일 노래들로 채워졌다.

우려했던 북한 체제 선전을 위한 선곡은 없었다. 다만 레퍼토리 선정 과정에서 다소간의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래인 ‘모란봉’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를 놓고 공연 직전까지 남북간 협의가 이어졌다. 두 곡은 각각 “사회주의 건설이 좋을시구”(모란봉), “태양조선 하나 되는 통일이여라” 등의 가사를 담고 있다. 공연에서는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만 문제가 된 가사를 “우리민족 하나 되는 통일이여라”로 개사해 선보였다.

이날 공연은 별도 앙코르 없이 예정된 시간에 막을 내렸다. 대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을 비롯한 북측 주요인사들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시자, 최명희 강릉시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 북한 예술단 공연은 올해 초 북한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우리 측의 제안을 북한에서 받아들여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기념하는 축하 공연 형태로 서울과 강릉에서 두 차례 펼쳐진다. 8일 공연을 마친 북한 예술단은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하고 북으로 귀환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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