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31조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포스코도 미국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추가 투자는 조심스러워하지만 현지 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반면 중견·중소기업들은 이같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거나 현지에서 대응할 여력이 안 돼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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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내수비중이 90%에 달하고 있어 미국 진출을 타진했지만 고관세로 수출 협상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 회사는 내수시장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가격 경쟁 문제가 커서 수출 다변화를 시도했지만 관세 장벽 때문에 어려워진 것.
그는 “지난해 말 중국 증치세(중국이 구리 및 알루미늄 반제품 수출 시 적용하던 관세) 환급을 폐지하며 잠깐 가격 경쟁력이 괜찮아지나 기대했다”며 “손해를 감안하면서라도 가격을 다시 내리더라. 계속해서 중국산 저가 제품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이 계속해서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산 저가 제품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 내수와 수출 모두 힘들어 이중고가 있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고객사가 관세 부담을 우리 수출기업에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건설 중장비 업체 대표 B씨는 “미국 현지 판매사가 관세를 반반 나눠서 부담하자고 해서 일부 부담키로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수출 물량은 유지했지만 그만큼 이익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자국우선주의 기조를 강화하자 타 국가에서도 관세 장벽을 높이며 우리 기업이 덩달아 피해를 보기도 한다. B씨는 “동남아 국가가 가장 큰 수출국인데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그 나라 기준 수입 비중이 큰 중국과 우리나라 제품에 대해 관세를 크게 부과하며 타격을 입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전국 제조업체 2107개사를 대상으로 미국 관세 영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제조기업의 60.3%가 트럼프발 관세 정책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6.3%였으며, ‘직접 영향권’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4.0%였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31일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수출 중소기업 설문조사’에서도 응답 중소기업의 42.8%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관세부과로 수출이나 매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