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벽엔 파사드, 지하엔 K푸드…백화점 확 바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은 강남과 동대문에서 핵심 점포 손보기에 들어갔다. 내년 착수를 목표로 무역센터점 지하 1층 식품관 등 리뉴얼을 검토 중이다. 현대식품관·푸드홀 등을 아우르는 핵심 집객 공간을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현대아울렛 동대문점도 개점 이후 최대 규모 리뉴얼을 연말까지 순차 진행해 K패션 전문관과 한식 중심 식품관 등을 조성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유커 중심에서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현대백화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명품 브랜드 유치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공간과 콘텐츠, 다양한 체험을 결합한 ‘목적지형 백화점’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동 본점 등을 축으로 상권 경쟁에 나선 상태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 영플라자 외관에 초대형 미디어파사드 ‘롯데타운 라이트’를 연말 공개할 예정이다. 하루 2만여명이 오가는 을지로입구역 연결 통로 ‘코스모너지 광장’도 새롭게 조성해 관광객이 머무는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3월부터 17개월간 리뉴얼을 추진한 노원점도 4일 그랜드 오픈했다. 영업면적의 80%를 개편하며 서울 동북권 랜드마크로의 변신을 마쳤다. 리뉴얼이 순차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일찍부터 본점을 하이엔드 중심으로 재편했다. 올해 1분기 마무리한 ‘더 리저브’ 프로젝트를 통해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글로벌 명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2024년 본점 외벽에 설치한 미디어파사드 ‘신세계스퀘어’도 유동인구를 점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로 자리 잡았다. 성과도 돋보인다. 올해 1분기 본점 외국인 카드 이용액은 전년 동기대비 98% 늘며 광화문·명동 상권 평균 증가율(17%)을 크게 웃돌았고 명품 장르 신장률도 90%에 육박했다.
|
외국인 수요 둔화도 대비…공간 경쟁력 키운다
백화점들이 리뉴얼 투자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업황 회복이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0.1%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율은 0.5%였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7.3%)와 준대규모점포(-6.6%)가 역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명으로 지난해 883만명에서 21% 넘게 늘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97에서 107로 상승했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의 국내 구매력이 높아진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수요는 동대문 등 도심 상권으로 확산 중이다.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의 올해 1~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3.7%까지 높아졌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광장시장 등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동대문이 단순 쇼핑 상권을 넘어 체류형 관광지로 재조명받은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방한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는 한 도심 상권을 겨냥한 백화점들의 투자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상반기 실적을 떠받친 외국인 수요는 환율과 관광 흐름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백화점들이 매장 구성 조정을 넘어 미디어파사드와 식품관, 광장 같은 공간 자체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잠깐 들르는 동선의 일부가 아니라 체류형 관광 코스로 점포를 각인시켜야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더라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수요가 견조하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환율과 관광 흐름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집객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구성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만큼 점포 자체를 목적지로 만드는 공간과 콘텐츠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파는게 낫나요” 강남 절세문의 쇄도[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8/PS26080401625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