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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ISA 세제 혜택 감축 방안이 공개된 직후 주요 증권사와 은행에는 ISA 계좌 해지 및 재가입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이중에는 개편안 시행 전에 차라리 기존 계좌를 정리하고 새로운 조건으로 재가입하려는 가입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반 ISA의 만기는 기본 3년에 최대 2년 연장을 더해 최장 5년으로 제한된다. 기존에는 의무가입기간(3년)이 지나면 기한 없이 연장하며 비과세 및 과세이연 혜택을 지속할 수 있었으나 과도한 과세이연을 방지하기 위해 상한선을 만들었다. 해당 규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신규 가입·연장하는 경우부터 적용되며 사전에 만기를 초장기로 설정한 기존 가입자는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납입한도 이월도 폐지해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한 해에 2000만원 한도를 다 채우지 못하면 미납분이 다음 해로 이월돼 한꺼번에 납입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해당 연도에 납입하지 않은 한도는 사라진다. 이같은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두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개편안을 원점 재검토하라고 직접 지시하면서 상황은 일시 반전됐다.
문제는 정책이 순식간에 번복되는 과정에서 이미 해지 절차를 밟고 있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개편안으로 5년 제한을 받느니,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해지 후 재가입해 만기를 무기한으로 설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에 조기 해지 대열에 동참한 경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ISA는 만기 3개월 전부터 기한 연장이 가능하기에, 올해 안에 만기를 연장하지 못하는 경우 아예 해지 후 재가입을 하는 것이다.
ISA는 절세 혜택을 받기 위해 최소 3년의 의무 가입 기간을 채워야 하는 대표적인 장기 투자 상품이다. 만약 3년의 의무 유지 기간을 충족하지 못하고 중간에 중도 해지할 경우, 그동안 누릴 수 있었던 비과세 한도가 전액 소멸한다. 가령 일반 계좌에서 국내 상장 해외 지수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 발생하는 매매차익은 세법상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15.4%의 원천징수 세금이 부과된다.
반면 ISA 계좌에서는 여러 종목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하는 손익통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일반형은 최대 200만원, 서민형은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도 9.9%의 저율로 분리과세되는 강력한 혜택이 있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ISA 편입 비중에 해외 ETF가 26.5%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투자 활용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 행보 때문에 멀쩡한 ISA 계좌를 깼던 투자자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셈이다. 또다른 투자자 B씨는 “5년마다 계좌를 사고팔며 세금 부담이 늘어나느니,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해지 후 무기한으로 연장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정부 말만 믿고 행동했다가 비과세 혜택만 날린 것 같다”고 성토했다.
정부의 섣부른 세제 개편 추진과 즉흥적인 정책 철회로 장기 자산 형성을 꿈꾸던 서민 투자자들의 불안과 불만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