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국가들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들은 신규 투자·협력 내용을 줄줄이 발표하며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동북아 지역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협력을 키워왔던 중국 외에도 일본이 신흥 협력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K컬처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협력 강화 물결이 일고 있어,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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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국부펀드 PIF는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늘리기 위해 일본 기업 유치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사우디는 2030년 말까지 일본에 270억달러(약 39조 6414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사우디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시장에 약 115억달러(약 16조 8843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야시르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일본이 어느 시점보다 사우디의 가장 큰 파트너가 된 것 같다”며 “더 많은 일본 기업을 현지로 데려와 함께 했으면 한다”고 했다.이보다 앞서 사우디는 사우디 투자부(MISA)를 중심으로 국내 벤처 생태계와 협력 강화에 나섰다. 최근 국내 벤처캐피털(VC) 퓨처플레이는 MISA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측은 구체적으로 △퓨처플레이 포트폴리오와 한국 스타트업의 사우디 진출 지원 △헬스케어·핀테크·물류·인공지능(AI)·첨단제조 등 주요 분야에서의 전략적 파트너와 공동 투자 △사우디 현지 유망 창업자를 발굴·육성하는 ‘사우디 스타(Saudi Stars)’ 프로그램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한다.
사우디만큼이나 동북아 시장에 관심이 많은 국가로 ‘카타르’가 꼽힌다. 국부펀드인 카타르 투자청(QIA)은 최근 일본 금융 서비스 회사 오릭스와 협력해 25억달러(약 3조 6705억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오릭스가 해당 운용사 지분 60%를, 카타르 투자청이 40% 지니게 된다. 해당 펀드는 일본 내에서 △경영권 승계가 진행 중인 곳 △민영화 진행 중인 상장 기업 △사업부나 자회사를 매각하는 기업 등에 최소 300억엔(약 2829억원) 규모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타르는 국내 투자 기회도 엿보고 있는 걸로 전해진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진행한 시리즈C 라운드에 QIA도 참여한 바 있다. 이외에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달 카타르를 공식방문해 LNG·재생에너지, 방산, AI 협력 등 경제 협력뿐 아니라 국부펀드의 한국 투자 등을 논의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K컬처와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력이 있고, 일본은 탄탄한 내수경제와 정부의 대체투자 시장 지원 통한 성장 가능성이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시장 중 하나”라며 “특히 국내에서 아랍에미리트(UAE)뿐 아니라 사우디와의 협력 논의가 꾸준히 있어 왔는데, 앞으로 카타르도 석유 경제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해오다 경제 다각화에 집중하는 곳이라 주목해볼 만한 중동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