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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두개의 전쟁' 기로에 유가 급등…월가 "150달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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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09.09 19: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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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장중 배럴당 100달러 뚫어
후티 반군, 사우디 에너지 시설 공격
중동 확전 양상 우려로 유가 치솟아
주요 IB '고유가 장기화' 잇단 전망
인플레·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분석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서면서 ‘고유가 뉴노멀’에 대한 경고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차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충돌까지 겹치면서 중동발 공급 불안이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 원유시장의 구조적인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선 국제유가가 150달러선까지 치솟을 수 있단 경고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중 브렌트유 11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2.2% 오른 배럴당 100.0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도 전날보다 1.83% 상승한 94.73달러까지 올랐다.

유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수송 차질이 이어지고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사우디 남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 사우디의 주요 정유시설 등이 공격받으면서 중동의 원유 생산과 수송망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이번 고유가가 과거처럼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과거에는 전쟁이나 산유국의 공급 차질로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가 둔화하거나 다른 지역의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됐지만 이번에는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자체의 정상화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주요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들도 유가 전망을 잇달아 높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중동의 충돌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95~120달러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광범위하게 확산한다면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도 걸프 지역의 원유 생산이 전쟁 이전보다 하루 400만배럴 수준에 머물면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올해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100달러로 전망하는 등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틴 라츠 모건스탠리 글로벌 원자재 전략가는 “전쟁으로 피해를 본 걸프 지역의 생산·정유시설을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원유 수급이 곧바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며 “올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100달러 이상을 이어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충격은 원유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유가 상승은 운송·전력·석유화학 등 산업 전반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소비자물가를 자극한다. 물가를 잡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늦추거나 다시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커진다. 이미 국제유가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나든 시기는 2008년 중국발 수요 급증, 2011~2014년 중동 산유국의 공급 차질(리비아 내전 등 중동 산유국 공급량 차질·OPEC 감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에는 1~2년 안에 수요 위축이나 신규 공급 확대가 나타나면서 고유가가 꺾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동전쟁 여파로 피해를 본 걸프국의 설비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시간이 걸리고 중동의 핵심 물류망과 에너지 인프라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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