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사전에 시사하는 구두개입 방식에서 벗어나 기습 개입하는 방식으로 외환 시장 개입 전략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당국은 특정 환율 수준, 이른바 마지노선도 제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침묵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트레이더들이 당국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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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의 매파적 발언도 엔화 약세론자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금리를 인상한 뒤에도 엔화가 40년 만의 최저 수준을 향해 계속 하락하자 약한 엔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환율 움직임은 일본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라면서 “약한 엔화로 인한 수입 비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일본은행 정책위원들도 반복한 경고다.
일본은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외환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인 11조7000억엔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엔화 반등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달 엔화가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개입 효과는 빠르게 사라졌다. 엔화는 지난달 30일 달러당 162.66엔까지 떨어지며 4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날 도쿄장 오전 거래에서는 달러당 162.50엔에 거래됐다.
당시 외환시장 개입은 재무성 당국자들이 사전에 충분히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엔화 숏포지션을 정리하며 손실을 피할 기회를 얻었다. 향후 당국이 갑작스럽게 시장에 개입하면 트레이더들이 미리 포지션을 정리하는 등 대응이 어려워진다. 이는 엔화 숏베팅의 위험을 키우고, 외환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일 수 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개입 시점을 정하는 것은 어렵다. 목적은 투기 세력에 강한 타격을 주는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당국은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엔화 가치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엔화의 과도한 하락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막을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날(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가 일본 당국의 판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고, 이에 따라 최근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도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달러 강세 압력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은 한층 커질 수 있다.
마루야마 린토 SMBC닛코증권 외환·금리 전략가는 “재무성은 엔화에 대한 언급을 자제함으로써 시장이 다음 개입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의 입장이다. 최근 엔화 약세는 급락보다는 완만하지만 꾸준한 하락에 가깝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일본의 추가 개입을 어느 정도 지지할지는 불확실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지만, 일본의 최근 엔화 개입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일본은행의 느린 금리 인상 속도로 인해 현재 일본의 정책금리는 1%에 머물러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3.50~3.75%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큰 금리 격차는 엔화 매도를 계속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미국 금리 상승 전망을 키우며 달러를 끌어올렸다.
이와시타 마리 노무라증권 수석 금리 전략가는 “일본의 정책금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여전히 낮다”며 “엔화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일본은행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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