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 아래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신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BOK국제콘퍼런스’에서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와 정책 대담 중 “유로지역에 비해서 한국의 상황이 조금 더 좋다고 본다. 이런 우호적인 여건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 총재는 “한국은 유로 지역과 유사하게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크고, 에너지 가격 충격에 민감하다”면서도 “이번엔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반도체 분야에서 초과 보상해주면서 아주 강력한 수출을 달성했다. 성장 관련한 그림은 한국과 유럽이 상당히 다르다”고 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국내 경제 특성상 유가가 오르면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국내총소득(GDI)이 낮아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GDI 성장률이 12.3%로 GDP 상승률(3.6%) 크게 웃돌았다. 유럽과 같은 환경이지만, 한국의 경우 반도체 수출 확대가 유가 상승 부담을 압도했다는 얘기다.
신 총재는 “한국 경제는 강건하고, 내년에는 산출 갭(실질 GDP와 잠재 GDP의 차이)이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가 강력할 때는 고려해야 할 딜레마가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아지면서 금리를 올려도 경기가 크게 흔들릴 위험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신 총재는 “주택 가격, 가계부채, 환율 등 모든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더 넓은 운신의 폭을 갖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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