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31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성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동차 및 부품 등에 대해 일본·유럽연합(EU)이 확보한 관세(12.5%)보다 높은 수준으로 정해진 것에 대해선 “미국을 무역 상대국으로 한 무관세 혜택이 소멸되면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계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요건인 3500억 달러(약 487조7000억원) 대미 투자금액 관련 세부적인 투자 계획, 기간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 품목관세 등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2주 내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장 원장은 “후속 협상 로드맵을 명확히 설정하고, 분야별 협상 실무단을 구성해 이행 조건과 일정, 방식 등을 문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투자 분야, 규모, 시기 등 구체적 이행계획을 선제로 제시함으로써 협상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에 대해선 “미 조선소 인수 등 단순한 지분 투자보다 첨단 선박기술 이전, 친환경 선박 공동개발, 현지 인력양성 프로그램 연계 등을 통해 장기적 파트너십 기반의 산업협력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장 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미국발(發)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구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 주도의 전략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수출을 위해선 비(非) 중국산 소재·부품 중심의 공급망 전환이 필수인 만큼, 정부는 공급망 이중화를 위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미국 설비투자에 대한 이중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설비 관세 유예 제도’를 신설하고, 미 연방·주정부로부터 세제 감면, 보조금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외교적 협상에도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장 원장은 “무관세였던 한미 FTA가 실질적으로 무력화되고, 관세 회피 목적의 해외 투자 증가로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턴 기업 지원, 수도권·지역 입지 규제 완화, 전략산업 투자세액 공제 확대, 규제 혁신 등의 종합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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