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 4분기 두산건설이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영향으로 한기평이 지난 14일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을 부정적 검토 등급하향 대상에 올린 이후 2주도 채 안돼 등급 강등이 이뤄진 것이다.
두산건설의 지난해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인한 재무위험이 그룹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업 펀더멘털 약화 추세를, 두산은 주요 계열사의 사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두산건설은 재무구조가 악화됨에 따라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0억원을 출자하며, 신속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3000억원을 우선 대여한 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은 “이번 재무지원은 여전히 높은 계열간 재무적 연계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두산중공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유동성위험 완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문제사업장의 잔존 채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을 감안할 때 두산건설의 실적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전발주 중단, 신사업 성과 지연 등으로 두산중공업의 영업실적 저하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초 예상했던 인도 AP1000의 발주는 내년으로 이연된 것으로 보이며, 풍력발전설비 발주도 올 하반기 이후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수주가 급감하면서 수주잔고도 감소세에 있으며, 영업이익 축소에도 이자비용은 증가돼 이자보상배율이 1배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은 “지난해 두산밥캣 지분 처분 등 자구 노력을 진행했으나 차입금 축소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순차입금을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이라며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규모와 이익축소, 추가적인 계열지원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재차 높아지면서 과중한 수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도 계열지원 우려 현실화, 영업실적 둔화 및 재무부담 가중, 그룹 전반의 재무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 계열 지원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1500억원)할 예정이며, 경우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추가 자구계획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한기평은 “두산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지주회사로서 계열사 지원과 관련한 그룹내 역할은 확대되는 추세”라며 “주요 계열사의 사업·재무위험 변동에 따른 추가적인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두산건설은 계열지원에 힘입어 당면한 유동성 위험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내재돼 있고, 지원주체인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펀더멘털이 저하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한기평은 “지난해 4분기 2000억원이 넘는 대손충당금 설정에도 불구하고 향후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잔존 영업채권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장기미착공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관련 보증채무의 현실화로 인한 추가적인 자금부담 및 손실 발생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한기평은 향후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의존도, 순차입금을 EBITDA로 나눈 지표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두산건설은 수익구조 안정화 및 장기미착공 사업 관련 우발채무 현실화 등을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