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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빅2의 자존심 ‘R&D 역량’…“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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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기자I 2026.07.01 15:21:19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연구개발 강화
국내 ODM·OEM 활용한 해외 브랜드 늘어
K뷰티 경쟁력 위해 기술력·연구 데이터 중요성↑
효능 입증·독자 성분 확보로 차별화 승부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K뷰티 빅2가 독보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술력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인디 브랜드들이 빠른 상품 기획과 제조 파트너십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사는 자체 연구 성과와 이를 통한 혁신 제품 개발, 고객 맞춤형 솔루션 강화 등의 전략으로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연구 실적은 50건으로, 전년도 34건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20건의 화장품 연구 실적을 기록했다. 연구 성과도 피부 효능, 원료, 제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이 연구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이 연구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AI(인공지능) 피부 분석, 뷰티 디바이스, 고함량 비타민C·레티놀·PDRN 등 고효능 성분 관련 연구 실적을 냈다. 올해는 AI 기반 피부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얼굴 부위별 노화 패턴을 규명한 연구 성과를 ‘국제피부생물물리학 및 영상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피부 연구를 기반으로 한 혁신 제품 개발, 차세대 뷰티 기술 확보, 고객 맞춤형 솔루션 강화 등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과 혁신 역량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매출 감소에도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뷰티·웰니스 기업’을 목표로 세우고 R&D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4년 3.4%에서 지난해 3.7%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6.7% 감소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감소 폭은 1.6%에 그치며, 비용 효율화 속에서도 R&D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연구 과제 수를 늘리기보다 ‘피부·두피 항노화’ 등 핵심 테마에 깊게 파고드는 정성적 접근을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AD Power24™, 람시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논문·특허·임상·수상 실적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의 질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의 AI 분자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페룰릭산' 효능 실험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AI 분자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페룰릭산' 효능 실험 (사진=LG생활건강)
최근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여성형 탈모 관리와 관련한 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등 기능성 화장품 영역에서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단순 원료 조합이 아니라, 아시아인 6만명 피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와 6만명 모발 유전자 데이터, 528건의 특허와 148건 임상 데이터 같은 장기 축적 R&D 자산을 바탕으로 독자 효능 소재를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R&D 비용 총액은 포트폴리오 재정비 과정에서 줄었지만, 연구개발의 질은 높아졌다”면서 “연구 프로젝트 숫자 자체보다 인디 브랜드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독자 성분과 원천 기술의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R&D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에는 뷰티 시장의 구조 변화가 있다. 최근 K뷰티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인디 브랜드들은 자체 생산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에 제조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은 해외 브랜드에도 열려있다는 점이다.

K뷰티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콘셉트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제조 기반을 둔 브랜드들은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R&D 성과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흐름이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R&D가 내부 제품 개발을 위한 기반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 신뢰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설명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탁생산으로는 해외 유수 브랜드들과 차별화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제품의 효능을 설명할 수 있는 역량과 근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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