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에서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2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날 수천여명의 관중이 참석한 가운데 황 CEO는 ‘깜짝 신제품’으로 인공지능(AI) PC용 칩을 내세우며 PC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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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대만 타이베이는 도시 곳곳이 엔비디아를 상징하는 독특한 초록빛인 ‘엔비디아 그린’으로 물들었다. 엔비디아 그린은 혁신과 기술적 생명력을 상징한다.
이번 기조연설이 열린 타이베이 뮤직센터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글로벌 정보통신(IT) 업계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 앞 육교에는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을 보라(Watch CEO Jensen Huang’s Keynote)‘고 적힌 대형 녹색 현수막이 걸려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인근 지하철역인 난강역에서 행사장으로 이어지는 길목마다 녹색 셔츠를 입은 엔비디아 직원들이 안내에 나섰고, 버스 정류장 등 주요 가로 시설물도 일제히 이번 행사를 알리는 광고판으로 도배됐다.
오전 9시 취재진을 시작으로 출입증 발부가 시작되자 관람객들은 순차적으로 입장해 순식간에 객석을 가득 채웠다. 특히 객석 전면에는 젠슨 황 CEO의 부모와 부인 등 친인척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 관람객들이 황 CEO의 가족들에게 기념 촬영을 요청하자 이들이 흔쾌히 응하는 훈훈한 모습도 연출됐다. 기조연설 시작 직전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행사장에 입장했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건 황 CEO가 깜짝 발표한 AI PC용 프로세서 ’RTX 스파크‘다. RTX 스파크는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이 공동 개발한 시스템온칩(SoC) ’N1X‘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으로, 블랙웰 RTX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됐다.
젠슨 황 CEO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RTX 스파크 칩 실물을 꺼내 들어 올리며 “엔비디아가 지난 33년간 인류를 위해 개발해 온 모든 소프트웨어 스택이 단 한 치의 타협도 없이 이 칩 내부에서 100% 가속 구동된다”고 했다. MS를 비롯해 델, 레노버, HP 등 주요 PC 업체들이 엔비디아 RTX 스파크가 적용된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인텔과 AMD가 주도하던 PC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상하고 있다.
황 CEO는 고성능 GPU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 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CPU와 소비자용 PC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황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AI 가속기 ’베라 루빈‘이 “완전 생산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CPU인 베라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황 CEO는 “과거에는 인간을 위한 CPU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에이전트형 시스템을 위한 CPU가 필요하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베라 루빈‘ AI 가속기에서 CPU만 떼어낸 베라 CPU를 단독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56개의 베라 CPU를 통합한 랙으로 구성됐다. 황 CEO는 “기존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닌, 에이전트를 위한 새로운 CPU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베라 루빈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공급한다. 베라 CPU에는 4개의 LPDDR5X를 결합한 소캠2 모듈 8개가 탑재된다. 여기에 더해 AI PC용 N1X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저전력 D램인 16GB LPDDR5X 메모리 8개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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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네이버 등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도 주목 받았다.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네이버클라우드를 발표 화면에 띄우면서 주요 글로벌 협력사로 소개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 LG전자의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소개됐으며,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아키텍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협력사로는 현대차가 언급됐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을 도입해 통합 자율주행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로보틱스,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AI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 기업과의 동맹이 더 굳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 CEO가 대만에서 이례적으로 ’코리아 파트너 나잇‘ 행사를 열고 삼성·SK·현대차·두산·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을 초청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생태계에 있어서 한국이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의 스킨십은 더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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