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현금 고갈로 고사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결국 자존심을 굽혔다. 메리츠의 연대보증 요구에 난색을 표하던 MBK가 김광일 부회장의 이행보증과 추가 담보를 전격 제안하면서다. 다만 메리츠 측이 MBK 법인과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1000억원 규모 브릿지론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SSM) 매각 대금을 담보로 한 달간 필요한 운영자금을 브릿지론으로 대출해줄 것을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지주(138040)에 재차 요청했다. 홈플러스 관리인을 맡고 있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직접 이행보증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메리츠 측의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추가적인 담보 방안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양측의 브릿지론 협상은 메리츠가 내건 ‘대주주 및 경영진 연대보증’ 조건을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MBK 측은 하림그룹의 익스프레스 인수 의지가 확고해 잔금 유입 가능성이 100%에 가까운 상황에서 추가 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수라며 반발했다. 특히 회생 절차 진입 이후 김병주 회장이 이미 개인 지급보증을 섰고,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이 자택 담보까지 내놓은 상태여서 물리적·법적으로 추가 보증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메리츠는 M&A 브릿지론에서 GP(운용사) 차원의 보증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맞섰다. MBK가 대안으로 제시한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 질권 역시 전단채 투자자 등 후순위 채권자들로부터 배임죄 등의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어 리스크가 크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MBK가 먼저 전향적으로 돌아선 건 홈플러스 내부 고사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된 탓으로 풀이된다. 이날(21일)은 홈플러스의 급여일이지만, 홈플러스는 지난달 밀린 급여의 일부만을 지급했을 뿐 이번 달 급여는 손도 대지 못한 상태다. 현금 고갈로 인해 상품 공급망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마트 영업망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졌다.
MBK는 관리인의 이행보증을 통해 메리츠가 요구한 안전장치를 충족하는 동시에, GP 전체로 리스크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타협점을 찾았다. 아울러 메리츠의 배임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법적으로 안전한 제3의 추가 담보까지 얹으며 메리츠가 거절할 명분을 없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메리츠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광일 부회장만을 이행 보증의 주체로 내세운 것은 무책임하고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이라며 “이행보증의 주체로 대주주 MBK가 아닌 홈플러스 관리인만을 내세운 것은 대주주인 MBK와 김병주 회장은 전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MBK는 그간 홈플러스 경영악화에 모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자에게 책임과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며 “홈플러스 사태를 넘어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