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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000시대의 적들’…주가조작범 등 31곳 특별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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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6.05.06 11:59:54

국세청,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 착수
탈세 혐의 추정액 2조 이상…코스피 8곳·코스닥 18곳 타깃
사주일가 이익 빼먹고…거래정지·상장폐지된 곳도
국세청 “기업 번 돈은 주주에게 돌아도록 엄정 조사”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코스피에 상장된 제조업체 A사는 수 년 전부터 주요 생산기능을 사주가 지배하는 해외법인에 넘기면서도 제조기술 이전대가 200억원 이상을 받지 않았다. 국외 체류 임원엔 10억원 이상의 고액연봉 인심을 썼다. 사주가 지배하는 다른 해외법인을 수출거래에 형식적으로만 끼워넣기해 유통 마진 30억원 이상을 벌게 도왔다.

주주들에 돌아가야 할 이익들을 사주일가가 갖은 꼼수로 챙겨가면서 A사는 영업손실에 허덕였다. A사는 결국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고의적 수법으로 기준에 미달되는 감사의견을 받아 상장폐지됐고, 주식은 휴짓조각이 됐다.

과세당국이 A사처럼 주식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업체들에 칼을 빼들었다.

국세청은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들에 대한 기획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주식시장 참여자들을 겨냥해 돌입한 두 번째 세무조사다.

이번 조사는 △주가조작과 회계사기로 이익을 챙긴 업체 11곳 △기업에 ‘터널’을 뚫어 이익·자산을 빼돌린 사주일가가 있는 업체 15곳 △불법 리딩방 5곳 등 31곳이다. 탈세 혐의 추정액이 2조원 이상으로 코스피 상장사 8곳, 코스닥 상장사 15곳이 포함됐다. 작년 7월 첫 기획 세무조사(27곳) 때보다 늘었다.

전형적인 수법은 신사업 진출 등 가짜 정보로 홍보해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주가가 오르면 페이퍼컴퍼니, 차명계좌 등을 통해 차익실현하는 주가조작이었다.

주가조작세력인 B씨는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뒤 신사업을 가장해 허위계산서 200억원 이상을 수수하고 실체없는 현지 법인에 투자금 300억원을 보내는 등 그럴 듯하게 포장했다. B씨 등 투기세력은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대량매도, B사는 거래정지로 이어졌다.

이른바 ‘터널링’ 수법으로 이익을 빼먹고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사주일가들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터널링이란 금고 바닥에 터널을 뚫어 물건을 빼내듯, 기업의 거래구조 사이에 자금유출 통로를 만들어 이익·자산을 빼돌리는 수법이다. 이들은 상장기업을 개인 소유의 회사처럼 취급하면서 기업의 이익을 자신들의 호주머니에 채웠다.

한 코스피 업체의 사장은 투자경력이 전무한 지인이 운용하는 펀드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뒤 펀드를 통해 사주가 지배하는 부실기업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게 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부당유출했다. 이 업체와 사주일가의 탈세 혐의액은 5000억원이 넘는다.

불법리딩업자들도 조사 타깃이다.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해 주식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주식리딩’ 사업을 하는 C씨는 사전에 특정종목을 대량으로 매수한 뒤 유료회원들에게 이 종목을 홍보해 매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자 보유 주식을 전량매도해 회원 투자자들에 40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쳤다.

국세청은 향후에도 주식시장을 계속 주시하며 추가 조사해 불공정 거래를 통한 탈세를 엄단한단 방침이다.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재산은닉 등 조세범처벌법상 범칙행위가 확인되면 검찰에 고발해 형사처벌을 받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주식시장에 만연한 ‘기업이 번 돈이 주주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불신의 뿌리를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사진=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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