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상품이라면 최악의 경우 얼마를 잃을 수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에 참석한 금융소비자 대표들은 “제도를 만드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금융생활에서 변화를 느끼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선홍씨는 생계비 압류방지 통장에 대해 “취약계층의 생계비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입금 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통장은 채무자의 최소 생계비를 보호하기 위해 월 250만원까지 압류를 막아준다. 그는 “한도를 넘어선 금액에 대해선 일반 계좌를 연결해 자동 이체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금융소비자들은 또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이 형식적 절차를 갖추는 데서 벗어나 소비자가 실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현정 씨는 “소비자가 내용을 ‘이해했다’고 확인하는 것과 실제로 그 상품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며 “ELS나 고위험 펀드처럼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은 최대 얼마까지 잃을 수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손실이 발생하는지, 중도 해지할 경우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준희 씨도 “모바일 환경에서는 문서 형태의 설명서나 유의사항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상품 위험을 아이콘으로 표시하거나 수익 구조 시나리오를 크게 보여주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이에 금감원은 오는 30일부터 펀드 설명 방식 개선에 나선다. 황선오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은 “펀드 핵심 투자위험을 그래프와 도표, 강조 문구 등을 활용해 보여주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가 실제 위험을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별도 지표에 대해서도 소비자단체·업계와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처럼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이미 마련된 소비자보호 장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복됐다.
문미란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접하는 금융 현장이 실제로 바뀌었느냐 하는 것”이라며 “금융회사에 여전히 단기 실적 중심 영업 관행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선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역시 “단기 성과주의에 입각한 경영진의 경영 철학이 상품에 반영되고, 판매 과정에서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다시 민원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고리를 어떻게 끊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1년 전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별도 기구로 떼어내는 이른바 ‘조직 쪼개기’를 피하면서 내놓은 소비자보호 쇄신안의 중간 성적표를 공개했다. 소비자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금융상품 전 생애주기별 감독 체계를 마련하는 등 거버넌스 틀을 정비한 점은 성과로 평가했다. 다만 금융회사의 단기 실적 중심 영업 관행을 개선하고 증가하는 민원·분쟁에 대응할 처리 역량을 확대하는 것은 남은 과제로 제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소비자보호는 금융의 곁가지가 아니라 금융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신뢰의 토대”라면서 “소비자가 금융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진정한 성과인 만큼 오늘 보고는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최근 금리 상승세를 당면한 소비자보호 리스크로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소비자 이자 부담을 줄이는 노력의 일환으로 “채무조정이나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고정금리 대출 확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추석 전 부치다 지갑 텅 비겠네”…마트 갔다가 '깜짝' [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170022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