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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 인근 CCTV에는 A씨가 잠깐 차를 멈췄다가 그냥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쓰러진 B씨는 또 다른 SUV에 치여 3m가량을 구르기도 했다. 불과 2분 간격으로 차량 2대에 잇달아 부딪힌 B씨는 결국 숨졌다.
사고를 낸 운전자 2명은 현장을 달아났다가 당일 경찰에 모두 붙잡혔다.
처음 사고를 낸 A씨는 “사람을 친지 몰랐다”며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고 오전 9시에 술을 마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경찰에 붙잡힌 오후 3시께 혈중알코올 농도는 훈방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오전 5시께 사고를 낸 뒤 직장에 출근해 일하다 오전 9시께 직장과 1.3㎞ 떨어진 편의점을 찾아 소주를 마시고 다시 운전해 직장으로 향했다.
해당 편의점 관계자는 “아침 시간에 술 사가는 분이 별로 없다, 평소 때는 (A씨가) 술 사가는 분이 아니다”라고 SBS를 통해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을 숨기기 위해 사고 후 고의로 술을 마신 이른바 ‘술타기’ 수법을 쓰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호중도 (술) 먹은 거 다 나오고, (CC)TV 다 보고, 식당 나오는 거 다 봐도 음주운전 적용 못 했잖나. 똑같은 현상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 김호중 씨의 음주 뺑소니 사고 이후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려고 술타기 수법으로 음주 측정을 교란시키는 등 유사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발의된 ‘김호중 방지법안’은 지난달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김 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4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반대편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나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등)로 구속기소됐다.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 씨는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해 김 씨를 검찰에 넘겼지만 기소 단계에서는 빠졌다. 검찰은 역추산만으로는 음주 수치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A씨의 사고 이전 동선을 파악하는 등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A씨와 사고를 내고 달아난 또 다른 운전자에 대해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