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수 상승 이후의 과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본시장 개혁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부동산과 현금·예금에 머물던 가계자금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유도하고, 이를 혁신기업과 첨단산업의 장기 투자자금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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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이후 국내 증시가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5년 3~4월 주변에서 코스피의 구조적 변화 증거가 강하게 발견된다”며 “MSCI 월드지수나 미국 S&P500지수에선 같은 기간 뚜렷한 구조 변화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는 종가 기준 2025년 1월 2일 2398.94에서 22일 7847.71로 올라 1년 5개월여 만에 227.1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86.63에서 1161.13으로 69.11% 상승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 같은 상승세가 글로벌 증시 흐름만으로 설명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지난해 이후 코스피와 MSCI 월드지수 수익률 간 상관계수는 기존 0.7530에서 0.3991로 낮아졌고, S&P500지수와 수익률 상관계수도 0.6966에서 0.3493으로 하락했다. 그는 “과거엔 미국 시장 흐름을 보면 한국 시장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신뢰성이 상당히 깨졌다”며 “국내 증시 변동에서 우리나라 고유 요인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효과를 제외해도 변화는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코스피에서 전기전자 업종이나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한 지수를 보더라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자본시장 제도개편 기대 역시 증시 재평가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자본시장 개혁이 필요한 배경엔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저평가가 자리한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가 오랜 기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에 머물렀다며 낮은 주주환원, 낮은 수익성, 취약한 지배구조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기업이 돈을 벌어도 주주에게 나눠주는 데 인색하면 투자자는 그 현금흐름을 자신의 수익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지배구조가 취약하면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일반주주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신뢰도 약해진다”고 말했다.
가계 자산 구조 개편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은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지만 연금 소득대체율과 금융자산 축적은 낮고, 가계 자산은 부동산과 현금·예금에 편중돼 있어서다. 박 연구위원은 “현금과 예금 상당 부분은 주택 구입을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 자산 편중은 가계부채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시장 개혁을 단순한 증시 부양책이 아니라 가계 자산을 금융투자상품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기반을 넓히는 구조개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주주대표소송 제기 요건 완화와 증거개시제도 도입, 금융상품과 부동산 간 세제 불균형 완화, ISA 한도 확대와 만기 연장, 유통 가능 주식 비율 확대,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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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는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 정책자금에 대해서도 규모보다 운용 역량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150조원 조성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과 산업에 투자하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위험을 부담하는지 평가할 역량”이라고 말했다. 장기 자금이 혁신기업으로 흘러가려면 투자자가 중간에 회수할 수 있는 시장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도 자본시장 개혁의 초점이 단순한 증시 활황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자본시장 개혁의 핵심은 단순한 주식시장 활황이 아니라 자본시장이 혁신을 뒷받침하고 국민의 자산 형성과 노후 소득 안정에 기여하는 구조로 바뀌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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