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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죽겠어" 폭언 녹음했는데 무죄?…주호민, 대법원 앞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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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기자I 2026.10.06 17: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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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증거 남길 수 없는 이들에 녹음 허용해야"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6일 발달장애아동 등 학대 피해 의심 상황에서 보호자 등 타인이 상황을 녹음한 것에 대해 대법원이 법 적용의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제3자 녹음금지 예외적용을 통한 학대피해 장애인 권리보장 대책위원회' 주최 제3자 녹음금지 예외 촉구 2차 기자회견에서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제3자 녹음금지 예외적용을 통한 학대피해 장애인 권리보장 대책위원회' 주최 제3자 녹음금지 예외 촉구 2차 기자회견에서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씨는 이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비롯한 10개 장애인 단체와 함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말하거나 증거를 남기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법이 닿을 수 있는 기준을 세워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 아들은 자폐성 장애가 있다. 사건 당시 9살이었던 아들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며 “아이 엄마가 대신 한 녹음은 1심에서 학대 사실을 밝히는 증거가 됐지만 2심에는 부모가 했다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말이 녹음됐는데도 누가 버튼을 눌렀느냐에 따라 그 목소리가 재판에서 지워졌다”며 “모든 교실에 녹음기를 들이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CCTV도, 증인도 없는 곳에서 피해를 설명할 수도, 증거를 남길 수도 없는 사람에게 녹음마저 허용치 않으면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나”라고 부연했다.

탄원서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을 향해서는 “우리 가족을 잘 모르시는데도 서명해주셨다”며 “한 아이나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말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의 문제임을 알아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는 청소년이 돼 조금씩 자기 말을 배워간다”며 “자기 이야기를 제 목소리로 하길 바라며 그날까지 내가 대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회견 직후 2만4000여명의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법률 대리를 맡은 조인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역시 제3자 녹음의 예외적 허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장애 아동에 대한 학교 내 학대는 발견부터 굉장히 어렵다. 학교는 차단된 공간이고 특수학급은 거기서 더 차단된다”며 “녹음이 없으면 당시 상황은 교육적 상황으로만 설명되고 학대 정황은 은폐·축소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3자 녹음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으면 사건은 수사 단계부터 증거 불충분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고 재판에 가더라도 재판부는 증거 능력이 없는 녹음을 들어볼 수조차 없게 된다”며 “이는 입법 미비”라고 짚었다.

주씨는 앞서 2022년 아들의 외투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특수교사 A씨가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한 발언을 확보한 뒤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부모가 몰래 녹음한 파일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1심을 파기한 뒤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사건은 검찰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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