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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 커지는데…은행·증권·보험사 고객 유치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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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11.03 1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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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적립 의무화에 신규 자금 유입 기대…금융권 경쟁 확대
은행권, 투자상품·자산관리 서비스 강화로 증권사와 경쟁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변수…기존 시장 경쟁구도 변화 전망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로 퇴직연금 시장 확대가 예고되면서 은행·증권·보험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은 투자상품을 다양화하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며 증권사와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투자상품 운용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에 대응해 은행의 폭넓은 고객 기반과 상담 역량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까지 추진되면서 금융권의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퇴직연금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을 확대하는 한편 자산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연금자산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이 투자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배경에는 증권사와의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의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9.79%로 은행(5.70%)보다 4.09%포인트 높았다. 이에 은행들은 ETF 등 투자상품을 확대하고 자산운용사와 협력해 고객의 투자 선택권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투자상품 선택권을 넓히면서도 영업점과 전문 상담인력 등 기존 강점을 활용해 고객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삼성자산운용과 업무협약을 맺고 퇴직연금 고객에게 자산배분 등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는 ETF 당일매매 서비스를 도입했고 10월에는 투자 가능한 ETF를 300개로 늘렸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30일 ETF와 펀드를 정기적으로 자동 매수하는 ‘퇴직연금 자동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6일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하나 MP 구독서비스’에 ETF를 추가했다. 은행들이 투자상품과 거래 편의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 같은 경쟁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로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통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기존 일반 퇴직금제도에서는 기업이 퇴직급여 재원을 내부에 보유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외부에 적립해야 한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그만큼 새로운 퇴직연금 자금을 확보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한국퇴직연금데이터에 따르면 사외적립 의무화로 현재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 약 611만명이 새롭게 편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신규 사외적립 규모는 2028년 약 7조원에서 2029년 약 14조원으로 늘고, 2030년 전면 시행 이후에는 기존 증가분과 별도로 매년 약 20조원이 추가 적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도 사외적립 의무화에 따라 최소 수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퇴직연금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들이 내부에 보유하던 퇴직급여를 외부에 적립해야 하는 데다 퇴직연금 미가입 사업장도 상당하다”며 “정확한 규모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수조원 규모의 자금이 새롭게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금융권 경쟁의 변수다. 기존에는 개별 기업이나 근로자가 금융회사와 계약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기금형은 여러 사업장의 적립금을 모아 별도의 수탁법인이 운용하는 구조다. 기금형이 활성화되면 금융회사들은 기존 계약형 시장뿐 아니라 기금 운용시장에서도 경쟁하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외적립 의무화는 금융권에 새로운 영업 기회가 되겠지만 고객 유치를 둘러싼 경쟁도 상당히 치열해질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상품을 늘리고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와의 협업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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