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점막과 그 아래층에는 통증을 감지하는 감각신경이 거의 없어, 점막에 머무는 초기 암은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위벽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염증이 복막까지 퍼지는 단계가 돼야 비로소 통증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속이 편하다”는 느낌이 오히려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
특히 위축성 위염(위산을 만드는 세포가 감소해 위산 분비가 줄어든 상태) 단계에서는 속쓰림이 오히려 줄어든다. 그러나 위산은 세균을 억제하는 중요한 방어 기전이다. 위산이 감소하면 세균이 증식하고, 음식물과 반응해 ‘니트로사민’과 같은 발암 물질을 생성해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킨다. 초기 위암의 출혈도 대부분 미세 출혈 형태로 진행돼 대변 색 변화나 뚜렷한 증상이 없다. 빈혈 역시 서서히 진행돼 자각하기 어렵다.
위궤양 치료에 사용하는 위산 억제제는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암성 궤양의 증상까지 가릴 수 있다. 표면이 아물면 일반 궤양 흉터처럼 보여 조직검사에서도 암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궤양 진단을 받았다면 흉터가 완전히 확인될 때까지 반복 추적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한국인의 위암 발병률이 높은 배경에는 독성이 강한 유전자형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있다. 또한 장상피화생(위 점막이 소장 또는 대장 점막처럼 변하는 전암성 변화) 단계에서도 적극적인 제균 치료가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박재석 소화기병원장은 “장상피화생은 완전형(소장형 : 비교적 위험도 낮음), 불완전형(대장형 : 돌연변이 가능성 높은 고위험군) 으로 구분된다”며 “장상피화생은 단순 염증이 아니라 전암성 단계로 특히 불환전형이라면 정기 검진 간격을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젊은 층에서 증가하는 미만성 위암(암세포가 덩어리를 만들지 않고 위벽을 따라 퍼지는 형태) 은 겉보기엔 정상처럼 보여 진단이 어렵다. 위벽이 단단해지고 공기를 넣어도 주름이 잘 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한 부위를 두 번 채취하는 심부 조직검사나 초음파 내시경 등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한편 특수 필터 내시경을 이용하면 암 조직 특유의 불규칙한 미세 혈관을 확인할 수 있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혈액검사도 보조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데 혈액 속 펩시노겐(PG) 수치는 위 점막 위축 정도를 반영하는 지표다. 정상: PG I 70ng/mL 이상, PG I/II 비율 3.0 이상이고 고위험군: PG I 40 미만, PG I/II 비율 2.5 이하로 평가한다. 다만 혈액검사는 위험도를 예측하는 보조 검사일 뿐, 암을 직접 확인하는 검사는 내시경이다.
박재석 소화기병원장은 “증상에 의존하기보다 정기 내시경과 헬리코박터 관리, 데이터 기반 추적 검사가 위암 예방의 핵심”이라며 “조기 발견 시 위암은 충분히 치료 가능한 질환”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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