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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정산 주기 단축법 시행에 유통업계 우려..."시행 전 보완장치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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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준 기자I 2026.09.18 1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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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유통업법 국회 본회의 통과…공포 후 1년 뒤 시행
납품업체 대금 지급 기한 최대 60일→35일 단축
유통업계 "대기업 쏠림에 중소납품업체 제품 소외 우려"
전문가 "운전자금 대출 등 기업별 상황 맞춘 대책 필요"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업체 대금 지급 기한(정산 주기)을 최대 60일에서 35일로 줄이는 대규모유통업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정부의 공포 후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법 시행 취지와 달리 대금 지급 기한이 단축되면 유통업체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수 있는데다 회전율이 높은 대기업 위주의 제품만 거래돼 중소 납품업체들의 제품이 소외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법이 안착하기 위해 시행 전까지 충분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등 정부가 정책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39회국회(정기회) 제439-9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39회국회(정기회) 제439-9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7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법(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먼저 특약매입·위수탁 거래의 대금 지급기한은 현행 월 판매마감일부터 40일 이내에서 20일 이내로 단축된다.

특약매입이란 판매되지 않은 상품을 반품하는 조건으로 외상으로 매입한 뒤 판매 수수료를 빼고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특약매입은 주로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 활용한다. 위수탁은 상품 소유권을 넘겨받지 않고 판매를 대행한 뒤 수수료를 공제한 대금을 지급한다.

직매입 거래의 지급기한은 상품 수령일부터 60일에서 35일로 단축된다. 직매입이란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매입해 자기 책임 아래 판매한다.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직매입 거래를 주로 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유통업법은 월 1회 정산하는 직매입 거래에 예외 규정을 적용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상품을 한 달간 매입한 뒤 월말에 정산하는 경우 매입마감일인 월 말일부터 2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천재지변이나 납품업체의 채권 압류 등 유통업체의 책임이 없는 사유로 기한 내 대금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정부의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시행 이후 상품을 수령하거나 판매하는 거래부터 적용된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중소 납품업체 보호라는 대규모유통업법의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중소 납품유통업체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공통적으로 우려했다. 대금 지급 기한을 기계적으로 단축할 경우 유통업체의 자금줄이 마르고 이는 결국 중소기업 제품 매입 축소와 대기업 쏠림 현상, 릴레이 반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병준 서울대 교수가 지난해 5월 국내 유통 플랫폼 생태계의 미래 토론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커머스 정산주기를 60일에서 20일로 축소하면 입점업체와 소비자 후생, 직매입 플랫폼 등에 47조7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산 기간 단축이 납품업체의 단기 유동성을 개선하는 한편 유통업체의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할 경우 장기적으로 상품 다양성이나 중소 납품업체와의 거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대금 정산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 유통업체는 물건이 팔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기존보다 2배 많은 현금을 묶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회전율이 높은 대기업 인기 브랜드만 살아남고 매입 예산 부족에 회전율이 느린 시즌 상품이나 중소기업 및 신생업체 제품이 퇴출당할 수 있다”며 “유럽집행위원회가 지난 2023년 정산기한을 절반으로 줄이려고 했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이 반발해 철회한 경우가 있었던 만큼 정부는 속도보다 지급 안정성 초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전까지 개선할 부분을 세밀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는 “정부가 대규모유통업법이 안착될때까지 운전자금 대출 등 기업별 상황에 맞춘 보완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며 “지급 기한을 단축하는 방식이 모든 거래 구조에서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닌 만큼 법 시행 목적뿐만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영향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도 “정부가 법 시행 전까지 계도와 홍보 등으로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예외조항과 시행령 수정 등을 통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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