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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재정비에 나서는 이유로 “현재 경영진으로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2020년 별도 기준 95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39억원으로 7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7.8%에서 5.1%로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2020년 8월 기준 2조1242억원에 달했지만 6월30일 기준 4259억원으로 급감했다.
콜마홀딩스는 화장품 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콜마의 경우 별도기준 매출이 지난 3년간 46%, 영업이익이 77% 성장했고, 의약품 사업을 맡고 있는 HK이노엔 역시 매출 6%, 여업이익 68% 성장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했음을 강조했다. 건기식 부문의 콜마비앤에이치만 유일하게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와 60% 급감했다는 것이다. 올 1분기 실적에서도 한국콜마와 HK이노엔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48%, 47% 증가했지만 콜마비앤에이치만 53% 감소했다.
콜마홀딩스는 “그룹 전체가 성장하는 와중에 홀로 정체된 콜마비앤에이치의 한계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악화가 외부 환경보다는 “윤여원 대표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미래비전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비난했다.
특히 윤 대표가 ODM 사업의 본질과 거리가 먼 자체 브랜드 콜마생활건강(옛 셀티브코리아) 사업을 추진했던 것을 실적 악화의 주 원인으로 봤다. 콜마생활건강은 2021년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매년 단 한 번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고, 누적적자 100억원을 넘어서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을 주지시켰다.
아울러 지난해 윤 대표가 100% 주식을 보유했던 개인회사 케이비랩에 콜마비앤에이치의 완전 자회사인 에치엔지(HNG)를 통해 부당 인력을 지원했던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당시 공정위는 에치엔지와 케이비랩에 약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콜마 관계사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은 콜마 창립 이래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에치엔지는 매출채권 지연회수, 부당 인력 지원 등의 사유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하는 등 콜마그룹 전체의 윤리성과 투명성에 타격을 입히며 중대 리스크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콜마홀딩스의 이번 입장 발표는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행위 유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이 열리기 전날 이뤄진 것이어서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윤 부회장과 동생인 윤 대표 간 갈등은 윤 부회장이 지난 4월 본인과 측근인 이승화 전 CJ제일제당(097950)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의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하면서 가시화됐다.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44.63%를 보유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가 이사회 개편을 거부하자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했으며, 이에 윤 대표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윤 대표 측은 윤 부회장의 움직임이 지난 2018년 체결된 윤 회장과 윤 부회장, 윤 대표 3자간 경영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윤 회장 역시 윤 부회장이 경영합의를 어겼다며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일에는 윤 대표가 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3자간 경영합의 세부 내용이 공개될 지 여부가 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