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윤주 외교1차관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실무협상단 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회의는 10시 킥오프(발족)회의를 시작으로 오후엔 분야별 세부협의로 이어졌다. 저녁에는 박 차관이 주재하는 만찬도 뒤따랐다. 회의는 3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 측 대표단은 박 차관 외에도 국가안보실, 외교부, 국방부, 기후에너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로 구성됐으며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비롯해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국방부 중심의 ‘핵잠 태스크포스(TF)’와 외교부 중심의 ‘원자력 협상 TF’를 각각 출범시켰으나, 이번 회의는 실무단끼리의 첫 만남이고 각 안건이 일부 연계돼 있어 한 자리에서 다양한 의제를 폭넓게 논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발족회의를 시작으로 안보 분야 정상 간 합의사항이 내실 있게 이행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농축·재처리의 권한 확대 문제 그리고 핵잠 문제가 골고루 논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커 차관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지난해 가을 양국 정상이 제시한 원자력 협력 구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한미 실무협의가 출범해 기쁘다”며 “70년이 넘는 한미동맹의 역사와 성과를 바탕으로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현대화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10월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했고 이어 통상 및 안보 분야의 합의사안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JFS)를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정부의 대미 투자 지연과 쿠팡 사태 등을 문제 삼은데다, 미-이란 전쟁까지 겹치며 안보 분야 협의는 미뤄져 왔다.
정부는 연초 시작됐어야 할 한미 안보분야 협상이 늦어진 만큼,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발표한 핵잠 개발 기본계획(장보고 N 프로젝트)을 통해 2030년대 중반까지 핵잠 1호를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까지 핵잠을 해군에 배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번 회의는 첫 회의인 만큼,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기보다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청취하는 자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이번 협의 결과를 토대로 양측 대표단 간에 가급적이면 자주 만나서 협의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커 차관은 전날 데이비드 와일레즐 국무부 부차관보, 아이번 캐너패시 미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 크리스토퍼 클레인 국무부 군비통제·비확산 부차관보, 매슈 나폴리 국가핵안보청(NNSA) 부청장 등 국무부와 NSC, 에너지부, 전쟁부 등을 아우르는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끌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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