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무섭고, 아파트는 비싸고…빌라 대신 ‘도생’ 찾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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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03.09 17:54:54

다시 주목받는 도시형생활주택
‘직주근접’ 동작구 청약률 25.5대 1
서울 핵심입지에 빌라보다 안전
신축 분양가도 아파트 절반 수준
‘소형’ 세제 특례로 투자 매력도 쑥
입지·가격 따른 양극화 주의해야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 올해 초 직장에 입사한 사회초년생 A씨(28)는 최근 직장과 가까운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신축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을 매수했다. 처음엔 원룸 위주의 다세대 연립 전세를 알아봤지만 전세 사기 우려가 커지면서 발길을 돌렸다. 아파트 전세를 구하자니, 매물도 부족하거니와 자금이 많이 필요해 부담을 느끼던 차에 3억원대로 직장과 가까운 거리의 도생을 매수한 것이다. A씨는 “보증금을 날릴까 전전긍긍하느니 차라리 대출을 끼고 3억원대 도생을 사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보안시설이 잘 갖춰져 안심인 데다, 나중에 집을 옮기더라도 임대수익을 낼 수 있어 합리적 선택이라 본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공급 중인 도시형생활주택 라비움 한강의 조감도. (사진=HL D&I 한라])
아파트 전세 매물 급감과 빌라 기피 현상이 맞물리면서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거 질을 포기할 수 없는 청년층 수요가 아파트 보단 자금 부담이 덜하면서도 빌라에 비해 각종 인프라와 보안이 보장된 신축 도생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9일 청약홈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보라매 휴마레 도생은 최고 2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1㎡형은 2가구 모집에 51명이 몰린 것이다. 해당 면적 분양가는 약 5억 8000만원 선이었다. 준공 16년차인 인근 아파트인 보라매e편한세상 전용 59㎡의 최근 매매가격이 11억원대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해당 도생은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서울 내 신축 주거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 대비 가격 경쟁력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 24일 청약 결과를 발표한 또 다른 도생인 신대방역 더하이브퍼스트도 최고 3.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42㎡ 3개 타입 11가구 모집에 41명이 몰렸다. 분양가는 6억~6억 3000만원 수준이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300가구 미만 규모로 공급되는 소형 주택으로, 원룸형·단지형 다세대·연립주택 등 다양한 형태를 포함한다. 전용 60㎡ 이하 중심으로 공급되며, 도심 자투리 부지나 역세권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비교적 짧은 인허가 절차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및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소형 신축 주택에 대한 세제 특례가 부각되면서 도시형생활주택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용 60㎡ 이하이면서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인 신축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소형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특례가 적용된다. 다주택 중과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는 셈이다.

투자 수요자에게는 절세 혜택과 임대 수익을, 실수요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와 아파트 수준의 보안·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한다는 점이 ‘빌라 포비아’ 속에 갈 곳 잃은 1~2인 가구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직주근접 수요가 밀집한 강남구, 여의도를 배후에 둔 영등포구, 대학가가 몰린 서대문구 등 1-2인 가구가 주로 찾는 서울 도심 내 도생 매매 거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해 상반기 154건의 도생 매매거래가 이뤄진 데 이어 하반기엔 200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졌으며 올해 1, 2월 두 달 동안에도 50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핵심 입지에도 거래 가격은 1~2억원대 초소형부터 5~6억원대까지 형성되어 있어, 1~2인 가구가 서울 내 주거 기반을 마련하기에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단 평가다.

다만 모든 도시형생활주택이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 못지 않게 높을 경우 수요층이 제한적이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울 마포구 합정동 라비움 한강은 전용 57㎡는 3-4인 가구가 살 정도의 면적으로 20억6700만원이라는 고가에도 16가구 모집에 18명이 몰리며 1.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용 40·42·45㎡는 17억~19억원대의 높은 분양가 부담으로 미분양이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중대형 평형은 3-4인 가구가 거주가능해 아파트 대체 고급 주거상품으로 수요가 일부 유입됐지만, 1~2인 가구 중심의 소형 평형은 가격 대비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 상황에서 도생이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에게 일정 부분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향후 시장은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라 양극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의 도생은 주상복합에 가까운 고층 건물부터 소형 빌라형까지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실거주 목적을 충족하는 상품일수록 경쟁력이 높겠지만,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으면 미분양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다주택자 규제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소형 도생은 투자 목적보다 실거주 가치에 중점을 둔 선택이 필요하며, 향후 투자 수요 감소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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