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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8% 성장하며 견조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1.7%)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높은 성장률이었는데, 그보다도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3.6%에서 3.8%로 더 커졌다.
성장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부문이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이 15.4% 증가하는 등 전기대비 3.9% 성장하며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다. 지출 항목별로도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한 수출이 5.9% 증가하고, 기계류 및 반도체 제조용 장비 중심의 설비투자가 6.6% 급증하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수출과 설비투자는 속보치 대비 0.8%포인트, 1.8%포인트 상향조정됐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0.1%포인트 상향 조정은 연간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6%로 전망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점도 여러 수치를 통해 확인됐다. 우선 가격 효과를 반영한 명목 GDP 성장률이다.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0.5%에 달해 1976년 1분기(13%)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7.1%에 달했으며, 1995년 3분기(19.2%) 이후 3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수출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수출 디플레이터도 급등했다. 1분기 수출 디플레이터는 전기대비 23.5% 상승하며 매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미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해 4분기(6.6%)와 비교해도 상승폭이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반면, 국내 소비와 투자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내수 디플레이터는 민간소비 상승률과 비슷한 2.1% 수준으로 올라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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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급등과 비싼 가격에도 크게 꺾이지 않는 수요에 힘입어 IT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도 전 분기보다 11% 급증했다. 이 역시 50년 만의 최고치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9조 2000억원에서 13조 7000억원으로 늘어 명목 GDP 성장률(10.5%)을 웃돌았다.
국가 전체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 증가율은 9.2%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국제유가 급등에도 반도체 가격이 더 크게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 2000억원에서 11조 6000억원으로 늘면서 실질 GNI 성장률이 실질 GDP 증가율(1.8%)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반면 가계의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전기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가 소득 급증에 비해 가계 소득·내수로의 확산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총저축률도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국민계정의 저축률은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소비하지 않고 남긴 소득의 비율로, 흔히 쓰는 은행 예·적금을 통한 저축과는 다른 개념이다. 총저축률이 늘었다는 건 소득 증가를 소비·투자 증가가 따라오지 못했다는 뜻이다. 1분기 총 저축률은 41.7%로 전기대비 5.7%포인트 상승했고 국내총투자율은 25.3%로 전기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순저축률은 8.8%로 전분기(9.1%)보다 하락했다. 이는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기보다 가계의 실질 처분가능소득 증가(0.3%)가 워낙 미미했던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전체의 가파른 소득 증가율을 고려하면 가계의 몫과 소비 여력은 여전히 미진한 수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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