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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폭로’ 앞둔 한국당… 분란 속 ‘비대위 흔들기’ 격화

김미영 기자I 2018.11.13 17:11:49

조강특위 외부위원들, 전원책 후임 추천했지만
당권주자들 ”김병준 실책했다” “조기 전대해야”
14일 전원책 기자회견, ‘한방’ 있을지 주목… “김병준 비대위, 이미 힘 빠졌다”

한국당 우파재건회의(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조직강화특위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해촉되면서 촉발된 자유한국당 분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 변호사가 예고한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3일.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중진 사이에선 조기 전당대회 요구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강특위는 전 변호사의 후임을 빠르게 인선해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쇄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김병준 비대위의 위신은 흔들리는 형국이다. 전 변호사 회견의 파괴력에 따라 ‘식물 비대위’로까지 몰릴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권주자들 “김병준, 정치적 실책…조기 전대해야”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심재철, 정우택, 조경태, 김진태 의원과 원내대표 출마가 점쳐지는 유기준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우파재건회의’ 모임을 갖고 비대위를 비판하며 조기 전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기준 의원은 “십고초려해서 모신 전 변호사를 문자로 해촉하는, 당의 품격에 맞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며 “비대위가 국민에게서 예전의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하루 빨리 전대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과 마찬가지로 조경태 의원도 당의 지지율 답보 상태를 언급, 새로운 인물로의 지도부 교체를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 역시 “전대 한 번 하기가 이렇게 어렵나”라면서 “(2월 말보다) 더 빨리 할 수 있다면 올해 내에 늦어도 1월 중엔 전대를 열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정우택 의원은 당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하며 김병준 비대위에 각을 세웠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나라미래준비모임 등이 주관한 ‘대한미국 이대로 가야 하나’ 강연회에서 “십고초려를 해서 데려왔으면 전 변호사가 어떤 짓을 했든 데려온 김병준 위원장이 책임져야지, 정치적 실책을 한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대위는 전대를 통해 원만하게 새로운 지도부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제 1의 기능”이라며 “그 기능을 상실하고, 비대위 동력을 잃은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당원들이 선출하는 정당성 있는 대표가 나와서 야당을 끌고 가야 한다”고 사실상 ‘선거운동’을 했다.

◇곧 전원책 후임 인선…전원책 폭로 ‘파장’ 주목

당권주자들이 움직이는 동안, 비대위와 조강특위는 전 변호사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 변호사가 영입했던 이진곤 조강특위 위원은 “외부 위원 인선이 바로 이뤄져야 하고 아마 곧 될 것”이라며 외부위원들의 추천 인사가 정해졌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진곤 위원 등 외부위원들은 이날 김병준 위원장과 오찬을 갖고 전 변호사의 후임을 추천했으며, 당 차원의 논의와 검증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조강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찬에서 서로 간의 신뢰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새 인사가 합류하더라도 김병준 비대위와 조강특위가 향후 순항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비대위가 전 변호사 해촉 사건으로 삐끗한 사이 당권경쟁은 불 붙었고, 비대위가 추진하는 인적쇄신엔 힘이 빠지게 된 모양새인 까닭이다.

홍문종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의 혁신작업을 두고 “불순한 의도로 비쳐져 혁신작업 자체가 어려워졌고 순수성까지 의심하게 됐다”며 “당대표 선출하는 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 외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한편 전 변호사는 오는 14일 오후2시 국회 앞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강특위 해촉에 따른 입장 등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의 불화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지 전 변호사의 ‘입’에 눈길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전권을 부여하고도 조강특위 인선에 관여하려 했다는 등의 주장을 폈던 전 변호사가 해촉당한 후 쏟아냈던 당과 비대위에 대한 비판을 넘어 새로운 ‘폭로’를 한다면, 김 위원장과 비대위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 다만 어느 수위가 될지 아직은 불명확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 위원장과 전 변호사의 불화로 이미 비대위는 힘이 빠졌고, 이미지에 먹칠을 당했다”며 “전 변호사의 말에 따라 더 나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별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비대위 힘이 빠졌다고 보면 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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