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배달 파트너 앱’에 하루 전인 3일부터 평균할증금액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그동안 지역별 주문현황과 건당금액만 제공해왔다. 낮은 건당 가격으로 불만을 갖고 있는 쿠리어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서비스 추가에도 쿠리어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쿠리어는 “평균할증금액을 보여준다고 총금액이 달라질 건 없다”며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쿠팡이 배달기사를 파트너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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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체계 개편에 쿠리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장 실질소득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기본수수료 600원 인하는 1일 8시간(시간당 4건 배달)을 일하는 쿠리어 기준 일 1만 9200원의 수수료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 한 달(근로일 22일)로 늘려보면 쿠리어는 42만 2400원의 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이에 쿠리어들이 소통하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달을 하루 멈추자’는 제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 2일에는 이에 동참하는 쿠리어들의 커뮤니티 내 인증글이 이어졌다.
쿠팡이츠는 수수료 인하를 철회하기보다는 인센티브를 주면서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평균할증금액 공개 외에 피크타임 이벤트, 1건당 최소 기본금액 8000원 지급 등 정책을 쓰고 있다.
쿠리어들은 대부분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집단행동이 어렵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는 쿠팡이츠의 인센티브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쿠리어의 단체행동이 향후에도 이어진다면 현재 수준의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라이더가 움직이면 추가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을 쿠팡 측도 알게 됐다”며 “시위, 배달 거부 등의 방식으로 저항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기본수수료 인하분을 어떻게 쓸지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의 편익 증대를 위한 정책인지 단순 쿠팡이츠의 수익성 확보 수단인지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는 “플랫폼 사업자가 수수료 인하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인지, 라이더에게만 전가하는 것인지 분명하게 해야 한다”며 “전업 라이더의 수고를 단순 유류비로만 판단하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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