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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선(先)비핵화 폐기...북핵 해법도 '선평화·핵동결'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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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07.23 15: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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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7대 개혁' 제시…"CVID 현실성 없어"
평화공존 정책·대북 규제 완화·북한학 지원 확대 추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의 대북정책 기조를 ‘선(先)비핵화’에서 ‘선평화’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유지하지만, 북한의 선(先)핵폐기를 대화의 전제로 내세우는 기존 접근법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 기자실을 찾아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의 정책을 ‘7대 개혁’으로 정리하며 “지난 정부의 선비핵화론, 선 핵폐기론, CVID를 사실상 폐기했다”며 “북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 실현으로 목표를 재정립하고 평화를 선도하는 북핵 우선 중단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궁극적인 비핵화 목표를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선비핵화를 폐기한 것”이라며 “선비핵화를 선중단으로 바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장관은 북한 핵능력이 계속 증강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존 접근으로는 협상 자체가 시작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시간에도 우라늄 농축시설과 원자로가 돌아가고 있다”며 “선비핵화를 대화의 입구에 두면 대화가 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도 사실상 선비핵화론을 폐기한 것 아니냐”며 “빅터 차 같은 대북 강경파 학자도 선비핵화론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북정책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 장관은 북한 핵문제 해결보다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를 우선하는 ‘선평화’ 접근법을 정부의 공식 정책 기조로 제시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기자실에서 취임 1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기자실에서 취임 1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장관은 지난 1년간 가장 큰 성과로 “적대와 대결의 순환을 끊고 일상의 평화를 회복한 것”을 꼽았다. 그는 대통령 취임 직후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전단 살포 중단 조치, 이어진 북한의 상응 조치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일상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또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된 △흡수통일 추구하지 않음 △상대 체제 존중 △적대행위 추구하지 않음 등 대북정책 원칙이 김대중 정부의 ‘3원칙’과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1년은 완전히 폐허가 된 남북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경찰관직무집행법과 항공안전법을 개정해 대북전단과 무인기 살포 금지를 법제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도 원칙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비무장지대(DMZ) 평화 이용 법률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대북정책의 철학 역시 ‘적대’에서 ‘평화공존’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정부의 자유의 북진정책을 폐기하고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발표했다”며 “대북 강압 수단으로 이용돼온 북한 인권 정책도 공존·협력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북한인권센터 사업은 중단하고 이를 ‘한반도 평화공존센터’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대북 민간교류 규제도 완화한다. 정 장관은 “북한 주민 접촉 신고 처리지침을 폐지해 사실상 민간 접촉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노동신문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했고 각종 규제를 계속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교류협력법상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동포를 북한 주민으로 간주하는 조항도 삭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조직과 연구기반 강화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정 장관은 취임 당시 “통일부도 폐허 상태였다”고 평가하며 조직을 복원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추진 중인 동북아평화자료원 건립과 장관 직속 평화경청단 운영을 소개하며 북한학 연구 생태계 지원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남북협력기금 사용 범위를 확대해 북한학 연구와 평화경제특구 등을 지원하고, 석·박사 장학금과 통일 선도대학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정 장관은 “북한학 연구자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연구 생태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탈북민 명칭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언어는 세력”이라며 언론에도 ‘북향민’ 사용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관련 법률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남북 및 북미 대화 전망과 관련해서는 “북미 양측 모두 대화에 대한 전략적 수요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관찰자가 아니라 움직여야 하는 당사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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