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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유가 튀자 크레딧 시장 ‘긴장’… “신용 스프레드 상단 80bp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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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 기자I 2026.03.31 15:42:02

신한투자증권, 31일 ‘위험과 기회’ 리포트
“변동성 큰 장세…위험 관리·보수적 대응 권고”
매크로·유동성 환경은 2022년 대비 양호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로 물가 상승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내 크레딧 시장의 신용 스프레드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우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최대 80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반적인 매크로 및 유동성 환경이 양호해 2022년과 같은 급격한 시장 발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리터당 2000원 시대'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가 텅 비어 있다. 리터당 210원 오른 가격으로 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가격이 2천 원대 초반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31일 보고서를 통해 미·이란 분쟁 해소 여부가 4분기 크레딧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태가 조기에 진화되는 ‘베이스 시나리오’ 하에서는 시장이 점차 안정화되며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분쟁이 장기화하는 ‘워스트 시나리오’로 전개될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번지며 저신용 채권을 중심으로 신용 스프레드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3년물 AA- 등급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 상단을 80bp 수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와 같은 전방위적인 크레딧 시장의 약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물가와 금리 수준이 당시와 다르다. 2022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상회하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됐지만, 금번 사태 하에서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물가 상승률이 3% 중반 수준에서 통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역시 1회(최대 2회) 수준에 그칠 전망이어서 가파른 통화정책 전환 압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경제 전반에 걸친 신용 위험 수준 역시 2022년 대비 양호하다. 2022년 신용 위험을 자극했던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는 그동안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지속적인 정리와 재구조화를 거치며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했다. 비금융기관들의 레버리지 배율 또한 하락하거나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어 재무적 측면의 신용 위험이 상당히 완화된 상태다.

풍부한 단기시장 유동성 환경도 긍정적 요인이다. 2022년에는 단기자금 수요 기반이 위축되며 기업어음(CP) 금리가 폭등하는 등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 반면 최근에는 금리 상승세 속에서도 단기자금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영업이익을 창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량 기업들의 현금이 초단기물 채권과 특정금전신탁(MMT) 등으로 유입되면서 견고한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투자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위험 관리에 집중하면서 유동성 공급이 원활한 중단기물과 초우량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크레딧 시장은 2022년과 비교해 물가와 금리 수준이 낮고, 신용 위험과 유동성 환경 역시 우호적이어서 당시와 같은 급격한 약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전쟁 리스크가 잔존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3년물 AA- 회사채 스프레드 상단을 80bp까지 열어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섹터 및 만기별 성과 차별화가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캐리 매력이 제고된 공사채와 은행채 등 초우량물 위주로 투자하고 여전채나 일반 회사채는 사태 경과를 살피며 투자 시점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풍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단기물 중심의 듀레이션 축소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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