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세계 수출 3위국인데 수입 규모도 5위권
31일 포스코 뉴스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철강 3000만t을 수출하며 세계 수출국 3위에 오르는 동시에 철강 1600만t을 수입해 세계 수입국 5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중·일 동북아 3개국 교역만 보면 우리나라는 수출보다 수입이 600만t 더 많아 순수입국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중국과 일본은 철강 수출이 각각 530만t, 70만t 더 많은 순수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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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로 보면 수입재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수입이 850만t으로 1년 새 12.5% 증가했고 △일본 0.2% 늘어난 546만t △아세안 10개국 1.6% 증가한 92만t △브라질 77.7% 늘어난 52만t 등으로 각각 증가세를 나타냈다.
◇저가 수입재 공세에 설 자리 좁아진 국산
우리나라가 수입재로부터 자국 철강재를 보호하려는 조치가 미흡하다고 포스코는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과 비교했을 때 반덤핑관세(AD) 조치 등이 저조하고 상계관세(CVD)·세이프가드·통상 관련 규정 강화 조치 등이 아예 없다.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란 명분 아래 무역 규제를 강화하는 주요국과 대조적 모습이다. 한·중·일 간 철강 교역에서 관세도 없다.
그 가운데서도 중국산 철강재 수입 의존도가 유독 높은 배경으론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일부 철강사의 환경 파괴를 비롯한 불공정성 등이 꼽혔다. 앞서 미국이 상계관세를 부과할 때 중국 정부는 국영 철강사의 지분 참여, 출자전환, 채무 포기 형식의 채무 변제 등의 형태로 철강사를 간접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철강에 밀리며 국내 철선 생산량은 2006년 56만t에서 지난해 38만t으로 13년 새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연강선재로 생산하는 스프링 등 고급 제품 생산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고 포스코는 지적했다. 건설자재인 H형강 역시 중국산이 2015년 기준 국내 시장 30%를 차지하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저품질의 중국산 제품이 낮은 가격에 수입돼 국내 철강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한국 철강업계도 시장 방어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 철강재 우회수출 기지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포스코는 진단했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물량 60%를 차지한 판재류는 전문압연업체(리롤러)의 수입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재압연돼 국내 업체가 아닌 다른 국가로 판매되는 비중이 높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최근 내수 부진에 빠진 일본이 우리나라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일본산 열연 가격은 t당 400달러로 중국산 열연 가격보다 47달러 낮아지기도 했다.
◇소·부·장 국산화 계획에도 악영향 줄 수도
포스코는 철강이 제조업의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산업으로 정부의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 달성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품질 국산 소재를 사용해야 소재·부품·장비 산업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국내 철강산업이 수요산업과 협업해 동반성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에 수입재 대신 국산 고망간강을 적용해 조선사는 원가를 절감하고, 철강사는 매출을 확대한 사례가 있다. 수소자동차에 연료전지분리판용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해 제품 혁신을 이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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