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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어 치던 시대 끝났다"… 에이전틱 AI가 이끄는 '자율 주행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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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6.07.02 15:39:15

HPE, 스스로 최적화하는 '에이전틱 넷옵스' 본격화
1.6테라 인프라와 내장형 제로트러스트 보안 전면화

밥 프라이데이 HPE 네트워킹 최고 AI 책임자가 2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밥 프라이데이 HPE 네트워킹 최고 AI 책임자가 2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HPE(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가 AI 시대의 대전환에 발맞춰 엣지와 캠퍼스, 데이터센터, AI 팩토리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셀프 드라이빙(자율 주행) 네트워크’ 전략을 발표했다. 과거 사람이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던 텍스트 기반의 네트워킹에서 벗어나,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인프라를 최적화하는 ‘에이전틱 넷옵스(Agentic NetOps)’ 시대를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HPE는 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차세대 네트워크 비전과 인프라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이번 전략은 HPE가 최근 주니퍼 네트워킹 인수를 마무리한 후 양사의 핵심 AI 기술을 완벽히 통합해 내놓은 첫 번째 풀스택 인프라 청사진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밥 프라이데이 HPE 네트워킹 최고 AI 책임자(CAIO)는 현재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짚었다. 프라이데이 CAIO는 “지금 현재 네트워크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고객들은 비즈니스 목표를 위해 네트워크를 더 강력한 전략 동력으로 활용하길 원하고 있다”며 “가장 큰 변화는 과거 파이썬 스크립트 기반의 결정론적 자동화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비결정론적인 ‘에이전트 기반 네트워크 운영(Agentic NetOps)’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에이전트 기반의 새로운 자동화 도입이야말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대용량 GPU 트래픽 폭발… ‘잡 컴플리션 타임’이 성패 가른다

HPE가 이날 제시한 핵심 방향성은 ‘AI를 위한 네트워크(Networks for AI)’와 ‘AI 기반의 네트워크(AI for Networks)’의 유기적 결합이다.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워크로드와 GPU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밑바닥부터 재정의했다. 기존의 데이터센터가 서버 간 통신에 머물렀다면,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GPU 간의 ‘동서(East-West) 방향 수평 트래픽’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오동열 한국HPE 네트워킹 전무(SE Director)는 국내외 AI 데이터센터의 기술적 요구사항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오 전무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GPU에서 나오는 트래픽은 훨씬 더 높은 볼륨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관점에서 400기가, 800기가를 넘어 1.6테라까지 인터페이스 속도의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고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로 ‘잡 컴플리션 타임(Job Completion Time, 작업 완료 시간)’을 꼽았다. 오 전무는 “비싼 돈을 투입해 GPU를 도입한 고객들의 최대 관심사는 원하는 작업을 줬을 때 얼마나 빨리, 그리고 안정적으로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얼마나 확장성 있게 구성하느냐가 핵심 요구사항이며, HPE는 업계 최초로 해당 대역폭을 지원하는 수냉식 ‘QFX 5250’ 스위치 등을 통해 이 같은 요구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를로스 고메즈 갈리오 HPE 아루바 네트워킹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CTO가 2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카를로스 고메즈 갈리오 HPE 아루바 네트워킹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CTO가 2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보안은 사후 처리가 아니다”… 설계부터 제로 트러스트 내장해야

인프라가 극도로 복잡해짐에 따라 네트워크와 보안을 별개로 보던 과거의 사일로(분절) 구조를 깨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카를로스 고메즈 갈리오 HPE 아루바 네트워킹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CTO는 설계 단계부터 보안이 결합되는 ‘내장형 제로 트러스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갈리오 CTO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서 나중에 보안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첫날 설계 단계부터 보안이 내장돼야 복잡성을 줄일 수 있다”며 “현재 많은 기업들이 너무 많은 도구를 쓰면서 데이터가 사일로화되고 위협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AI의 가치는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네트워크와 보안 시스템이 확인한 데이터를 서로 결합하고 공유된 가시성을 확보하면, 네트워크 정보로 보안을 개선하고 보안 정보로 네트워크의 성능과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HPE는 자율 주행 네트워크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향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프라이데이 CAIO는 “시음하지 않고 와인을 사지 않는 것처럼, 자율 운영 네트워크를 고려하고 있다면 실제 운영 환경에서 먼저 PoC(사전 검증)를 진행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갈리오 CTO 역시 “한 번에 바다를 다 끓이려 하지 말고 핵심 자산과 애플리케이션을 식별해 작게 시작하고, 성공을 쌓은 뒤 데이터센터와 전체 인프라로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HPE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데이터 스토리지 플랫폼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 혁신 솔루션도 대거 선보였다. 가상머신(VM)과 컨테이너를 단일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4세대 HPE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신 프로라이언트 컴퓨트 Gen12(HPE ProLiant Compute Gen12) 기반의 이 시스템은 빔(Veeam) 및 젤토(Zerto) 소프트웨어와의 연동을 강화해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하고 엔터프라이즈급 연속 워크로드 보호 환경을 제공한다.

AI 및 현대적 워크로드를 위한 통합 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작업도 진행됐다. 단일 플랫폼에서 고성능 처리에 적합한 ‘네이티브 파일 스토리지’와 대규모 데이터 보관에 유리한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동시에 제공해, 데이터 접근 방식을 넓히고 최대 23PB(페타바이트)까지 용량 확장이 가능한 ‘HPE 알레트라 스토리지 MP X10000’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AI 학습부터 추론 과정까지 복잡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한층 간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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