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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당의 ‘조희대 탄핵’ 프로포즈가 부담스러운 민주당 [이슈 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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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I 2026.10.20 17: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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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자진사퇴 압박 이어 조희대 탄핵 공식화
-조국혁신당 “민주, 말뿐이 아닌 행동 촉구” 압박
-민주·혁신, 21일 ‘조희대 탄핵안’ 원내대표 회동
-조희대 탄핵 실익 놓고 민주, 또다시 장고 가능성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법관 재제청과 관련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법관 재제청과 관련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대법원장의 이름은 모르는 게 보통이다.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중 인지도가 가장 낮다. 역대 대통령은 알아도 역대 대법원장은 누가 누군지 모른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유명 인사다. 역대 대법원장 중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한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 탓이다. 최근에는 ‘대법원장 탄핵’ 뉴스도 홍수를 이룬다.

민주당은 과연 김민석 대표의 공언대로 대법원장 탄핵에 나설 것인가. 가능성은 5대 5다. 결심만 선다면 곧바로 정면돌파가 가능하다. 반대로 적절한 명분을 찾아서 후퇴를 선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조국혁신당의 강력한 ‘조희대 탄핵’ 프로포즈다. 민주당은 제안을 수용하기도, 거절하기도 어렵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의 딜레마다.

민주당, 조희대와 관계 악화 왜? 유죄 취지 파기환송·대법관 재제청 논란

민주당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1년 6개월간 수시로 조 대법원장의 탄핵과 자진사퇴를 압박해왔다. 악연은 지난해 대선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21대 대선은 이 대통령이 사실상 승리를 예약해 둔 상황이었다. 다만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2025년 4월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민감한 대선국면에 이례적으로 빠른 선고와 관련해 “사법쿠데타”라고 반발하면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언급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양측 갈등은 더 거칠어졌다. 정청래 전 대표와 서영교 법사위원장 등이 조 대법원장의 자진사퇴까지 압박했다.

양측은 결국 대법관 재제청 사태로 루비콘강을 건넜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은 물론 이흥구 대법관의 9월 퇴임 시점이 다가오면서 사법공백 장기화가 우려됐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없이 손봉기·김성수 부장판사를 한꺼번에 서면 제청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재제청을 요구하고 조 대법원장이 거부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른바 ‘대법관 재제청’ 사태의 서막이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압박에도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헌법상 규정을 예로 들며 재제청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석 대표는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라고 강력 비난했다.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의 자진사퇴 및 탄핵을 거듭 압박했다.

장고를 이어가던 민주당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16일 민주당TV에 출연, “어느 시점까지는 저희가 탄핵의 ‘ㅌ’자도 내지 않고 국민들께 충분하게 설명과 이해 과정을 깊게 또 충분하게 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진행해왔다”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이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차원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을 공식화한 것이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사법개혁을 위한 공동행동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사법개혁을 위한 공동행동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 vs 국힘’ 공방 속 혁신당 ‘조희대 탄핵안’ 발표하며 선명성 행보

민주당은 탄핵 사유로 △대선 직전 파기환송으로 불거진 선거 개입 의혹 △대법관 재제청 거부와 장기 공백 사태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와 부적정 격려금 지급 논란 △선서 거부로 국정감사 무력화 등을 들었다. 국민의힘은 이에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 제거 목적이라면서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는 순간 국민은 ‘이재명 탄핵’을 외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민주당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탄핵 추진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스탠스는 일단 국정감사 이후 조 대법원장 탄핵과 관련해 원내를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바탕으로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탄핵 역풍을 우려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공방 와중에 혁신당이 민주당의 강력한 우군으로 등장했다. 신장식 대표는 19일 “12·3 내란을 물리쳤듯, 사법쿠데타도 국회가 끝내야 한다”며 대법원장 탄핵안까지 공개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은 더불어민주당이 결단할 문제”라면서 “김민석 대표가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20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할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며 범여권 5개 정당 협의체 구성 및 공동 의원총회까지 공식 제안했다. 신 대표는 특히 오는 31일 이전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서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의결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말뿐이 아닌 행동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민주당을 향한 혁신당의 ‘조희대 탄핵’ 촉구 프로포즈다. 혁신당의 이러한 선명성 행보는 지난 22대 총선 당시 “3년은 너무 길다”며 윤석열 퇴진을 공식화한 것의 학습효과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민주당과 혁신당은 21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 등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혁신당의 초강력 드라이브와 ‘조희대 탄핵’ 압박 프로포즈에 민주당은 머뭇거리는 모양새다. 당청의 지지율 하락세 속 역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최대 고민은 내년 6월 조 대법원장의 임기 종료다. 대법원장 공식 임기는 6년이지만 지난 2023년 12월 취임한 조 대법원장은 법원조직법상 만 70세 대법원장 정년 규정에 따라 2027년 6월 퇴임한다.

헌재 기각시 엄청난 후폭풍…서울시장 보선·23대 총선도 부담

물리적으로는 민주당이 맘만 먹으면 조 대법원장 탄핵은 일사천리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인 100명 이상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인 151명이 찬성하면 된다. 161석 민주당 자체 의석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는 변수다. 180일 이내에 탄핵 인용 또는 기각·각하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조 대법원장의 임기 만료를 불과 두세달 남겨두고 결론이 날 경우 실익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법조계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탄핵사유로 꼽은 △파기환송 판결 △대법관 재제청 거부 △업무추진비 논란 등과 관련, ‘헌법·법률 위반과 그 위반의 중대성에 해당하는지’ 의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선거 변수도 고려할 요인이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릴 가능성이다. 그리고 1년 뒤에는 23대 총선이 열린다.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존한 강성팬덤 위주의 정치지형에서 캐스팅보트를 쥐는 것은 아무래도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 그룹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주도할 경우 중도층의 역풍이 우려스럽다. 자칫하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역풍과 유사한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 게다가 헌법재판소로 갈 경우 탄핵안의 인용보다는 기각 또는 각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부담이다.

여론 동향도 변수다. 헌재의 과거 노무현·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는 여론과 일치했다. 헌재는 노무현 탄핵안을 기각했는데 당시 탄핵 반대 여론은 최대 70%였다. 헌재는 박근혜·윤석열 탄핵안의 경우 8대 0 재판관 만장일치로 인용(파면)했는데 당시 탄핵 찬성 여론은 각각 75~80%와 55~60%에 달했다. 참고로 조 대법원장 탄핵 찬반 여론은 확인된 게 거의 없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탄핵 찬성이 55.4%, 반대가 40.9%로 각각 나타났다. 나머지 여론조사기관의 경우 아직 관련 조사 결과가 없는 상황이다.

범여권 사정에 정통한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의 헌법·법률 위반이 중대하다고 하지만 헌재에서 인용을 장담할 수 없다”며 “180일 이내의 탄핵 심판 절차를 고려하면 조 대법원장 임기 만료 직전에 결론이 날 수도 있다. 게다가 기각될 경우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과 후폭풍은 예상조차 힘든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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