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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들의 전략은 기존 지분 확대나 배당 요구를 넘어 △지배구조 구조조정 요구 △자사주 정책 개입 △승계·보상체계 투명성 제고 촉구 등 전방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최근 얼라인이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연속 공개서한을 보내 RSU(양도제한부주식) 보상체계 개선, 자사주 소각, 승계 로드맵 공개 등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장 반응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행동주의를 ‘경영권 분쟁’의 전초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정반대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을 노리기 어렵다는 점을 시장도 알고 있고, 요구의 대부분이 지배구조·자본정책 투명성 강화에 집중돼 있다”며 “한국형 행동주의가 체질을 바꾸는 단계”라고 말했다.
실제 통계도 변화 흐름을 뒷받침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행동주의에 노출된 기업 수는 2019년 8개에서 지난해 77개로 약 10배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한국은 미국·일본에 이어 ‘행동주의 표적 국가’ 3위로 올라섰다. 한경협은 특히 ‘스와밍’ 현상을 새로운 특징으로 꼽았다. 스와밍은 비슷한 시기에 하나 이상의 행동주의 펀드들이 동일한 타깃 기업을 대상으로 각각 독자적인 전략과 수익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전개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같은 흐름에 불을 붙인 요인으로는 △저평가 장기화 △국내 기업의 낮은 자본효율성 △전자위임장·주주제안 요건 완화 등 제도 개선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동주의 펀드가 ‘명분’을 확보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공세 수위가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연내 국회 처리 가능성이 높은 ‘3차 상법개정안’이 촉매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는다. 개정안에는 신규 취득 자사주의 1년 내 소각 의무화, 기존 자기주식의 단계적 소각,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 금지,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운용 규율 강화 등이 포함된다. 사실상 기업의 자본정책을 주주친화적으로 재편하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행동주의 확산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며 “새로운 룰에 적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