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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가기 전 공기 확인부터…인니發 연무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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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10.23 15: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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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산불 연루 의심 기업 10곳 압박
인니 대통령 "외국 기업도 책임…명단 공개할 것"
슈퍼 엘니뇨에 산불 확산…2015년 사태 반복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싱가포르가 10년 만에 최악의 대기오염 사태를 겪고 있다. 산불 책임을 둘러싸고 싱가포르가 관련 기업들을 압박하자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외국 기업들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양국 간 외교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일부 국가들은 우리를 조롱하고 모욕하고 있지만 그 나라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곳에서 사업을 하면서 책임을 져야 할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때가 되면 그 기업들의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를 지칭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가 국경을 넘어 확산하면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도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달 대기질을 ‘매우 건강에 해로운 수준’으로 분류했다. 대기질 모니터링 플랫폼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대기오염 수준은 한때 세계 최악을 기록했다.

야외 활동과 스포츠 행사가 취소되고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도 급증했다. 이달 열린 싱가포르 그랑프리 역시 짙은 연무의 영향을 받았다. 효율적인 행정과 국정 운영을 자랑하는 싱가포르에서 연무 피해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한 연무가 계속되는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주요 관광지인 머라이언 파크.(사진=AFP)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한 연무가 계속되는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주요 관광지인 머라이언 파크.(사진=AFP)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도네시아 제지 및 팜유 생산업체들이 토지를 개간하기 위해 숲을 불태우는 화전식 개간이 지목된다. 올해는 이른바 ‘슈퍼 엘니뇨’로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감소하면서 산불 피해가 더욱 커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산불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 10곳에 산불 진화 및 소각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법적 통지서를 발송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기업의 공급업체이거나 싱가포르 영주권자가 운영하는 기업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현지 증시에 상장된 다른 기업들도 산불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기업의 수익과 자금 조달,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평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적·규제적 수단도 동원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2015년 동남아시아를 뒤덮었던 대규모 연무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인도네시아 산불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이 심각한 대기오염 피해를 입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4년 도입한 초국경 연무오염법에 따라 인도네시아 기업 6곳에 법적 통지서를 발송했지만, 현재까지 이 법에 따라 벌금을 부과받은 기업은 없다. 특히 이번에 법적 통지서를 받은 기업 10곳 가운데 3곳은 2015년에도 같은 조치를 받았던 기업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인도네시아 측이 기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법 집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해 왔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응 교수는 내부고발자에게 더 강력한 보상을 제공하도록 법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응 교수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적절한 유인을 제공하면 내부고발자들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소통 담당 기관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는 초국경 오염을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해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피해 지역 주민 보호와 산불 진화, 환경 규제의 효과적인 집행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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