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포스코' 노란봉투법 첫발…택배기사도, 미화원도 교섭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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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6.03.10 15:50:50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사용자성 인정 사례 나와
교섭 요구 공고…17일 이후 단일화 거쳐 교섭
대학 내 경비원, 주차요원 등 일제히 교섭 요구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택배기사, 비정규직, 배달 라이더 등 그동안 교섭에서 소외됐던 특수고용 노동자 등이 일제히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면서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이들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기준이 모호한 탓에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법 시행 첫날 쿠팡과 포스코가 하청노조의 교섭에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호 외치는 민주노총.(사진=연합뉴스)
10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하청노조의 교섭요구를 받아들여 공고문을 게시한 기업은 쿠팡과 포스코 등 2곳이다. 통상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은 7일간 해당 사실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공고해야 한다. 다른 노조와 노동자에게도 알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이 기간 교섭 참여를 원하는 노조는 노조 명칭과 대표자 성명, 사무소 소재지, 조합원 수 등을 기재한 서류를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만약 원청이 ‘우린 사용자가 아니다’라고 판단해 공고를 내지 않으면 하청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시정신청을 할 수 있다.

쿠팡과 포스코가 하청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스스로 인정해 공고를 낸 만큼 원·하청 교섭의 큰 문턱은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란봉투법이 산업현장에 적용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의 경우 전국 쿠팡캠프에 교섭 공고문을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고는 오는 17일까지다. 두 기업에 교섭을 요구한 한국노총 소속 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과 전국택배산업노동조합은 공고 기간이 끝나면 작업환경 개선과 복지 향상 등을 의제로 삼아 교섭 테이블에 원청과 마주 앉을 계획이다.

물류와 택배기사, 배달 라이더는 개인사업자 신분이었던 탓에 그동안 단체교섭 자체가 어려웠다. ‘원청-대리점-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 속에서 자신이 쿠팡 택배기사로 일해도 쿠팡과 직접 임금 등 근로조건을 논할 수 없었던 셈이다. 최근 택배기사의 야간노동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택배노조는 원·하청 교섭에서 야간노동 등 교섭의제를 다룰 예정이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별도로 할 계획은 없다”며 “공고 기간이 끝나면 다른 노조가 신청했는지 보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조를 정해 처우개선 등을 위한 교섭 테이블에 앉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하청노조가 보낸 공문에 회신하지 않은 기업도 많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현대차 하청노조는 원청 기업에 이날까지 벌써 세 번째 교섭 요구서를 보냈다. 지난 1월 이미 두 차례 공문을 보냈으나 회사 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다시 교섭을 요구한 것이다. 노조는 SK(034730), 에쓰오일, 고려아연(010130) 등 석유화학업체 3곳과 현대건설(000720), 현대엔지니어링 등 종합건설업체 4곳에도 순차적으로 공문을 보낸다.

이날 미화원, 경비원, 주차요원 등 대학 비정규직을 비롯한 다양한 직군의 노동자들도 자신이 속한 대학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노총 경기신용보증재단노조는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관련해 지방 공공기관 최초로 지방정부인 경기도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경기신보노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지연할 경우 노동위 구제신청 등 가능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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