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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3차 전당대회’를 열었다. 황 후보는 득표율 50%로 당대표로 선출됐다. 2등 오세훈 후보는 31.1%을 기록해 황 후보와 18.7%포인트의 큰 격차를 기록했다. 황 신임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담대하게 바꿔나가겠다”며 “혁신의 깃발을 더욱 높이 올리고,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황 대표는 경선과정을 통해 당 안팎의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25일 보수성향 유튜브 방송(고성국TV)에 출연해 “(바른미래당 인사의) 개별입당은 쉬운 것이고 당대 당 통합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바로 발끈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농단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황 전 총리는 반성과 성찰을 하지 않으면서 바른미래당과 합당까지 언급하는 적절치 않다”며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호’가 본격 출범하면 본격적인 통합논의가 시작될 걸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 때문. 현행 다당제하에서 보수표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산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는 지배적이다.
문제는 ‘친박세’를 확인한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을 끌어안을 수 있느냐, 또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결별하며 출범한 옛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이 보수통합에 나설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통합논의가 촉발되면 김진태 의원을 중심으로 한 강경 보수색채를 가진 인사들의 반발이 상당할 전망이다. 경선과정에서도 논란이 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리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황교안 호가 내홍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른미래당 사정도 만만치 않다. 바른미래당은 창당 후 줄곧 지지율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손학규호가 출범한 이후에도 당 지지율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탈당을 감행한 이학재 의원을 비롯, 끊임없이 탈당설·합당설이 나오는 등 원심력이 강하게 작동 중이다.
다만 의원 개별입당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는 한국당 내에서도 ‘물갈이’가 상당할 것”이라며 “공천을 담보할 수 없는 개별의원 입당은 물음표”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당대당 통합도 쉽지 않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당 창업주 중 하나인 유승민 전 대표가 일정 부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입장을 선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또 다른 의원은 “(보수대통합은) 유승민 전 대표의 고집에 달린 문제”라며 “개혁보수를 주창하는 유 전 대표가 명분이 떨어지는 합당에 쉽게 찬성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