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은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통한 일부 자금 이전 방안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이 미 측과 의견 조율 없이 동결자금 활용 방안을 일방적으로 제시하지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우리 정부와 미 측 간 협의가 상당 부분 진척됐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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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은 22일(현지시간) 이란 관영매체들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이란 관영언론들은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유 대사와 만나 동결자금 해제에 합의했다”며 “유 대사가 이란 동결 자금을 이전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고 (동결 해제의) 상한선이나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외교 당국자 및 소식통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 간의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확인했지만, 미국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란 측이 양국 협의 경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얘기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 발표문에는 이(동결자금) 문제 실현을 위해 필요한 국제사회와의 소통 부분이 빠졌다”며 “양국 간 의견 접근 외에 국제사회와의 소통이 먼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 등 자금은 7조 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정부는 선박과 선장 억류 문제에 대해 이란 측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선원의 추가 귀국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4일 억류된 한국 선박은 여전히 이란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