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이후 처음 마련한 벤처기업인들과의 대화에는 이미 대기업을 이뤄낸 1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1세대 벤처기업인 가운데 김정주 NXC 대표는 이번에도 초청 대상에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당초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 낸 기업인들만을 초청할 계획이었지만 설 연휴 직전 계획을 바꿨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낸 1세대 기업인들로부터 좋은 사례를 들어보자는 의견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1세대 벤처기업인들은 설 연휴 직전 청와대로부터 급히 연락을 받았고, 예정된 해외 출장이 있었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흔쾌히 수락했다. 이날 참석한 벤처기업인 7명 가운데 1세대 벤처기업인은 이해진 네이버(035420)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038290) 회장 등 3명이다.
IT업계는 연초부터 세 차례 진행된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김정주 NXC 대표가 제외된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3명의 기업인은 물론 김범수 의장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를 대표하는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청와대는 지난달 7일 열렸던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와 같은 달 15일 열렸던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이번 행사에서도 김 대표에게 전혀 참석 의사를 타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택진 엔씨 대표는 방준혁 넷마블(251270) 의장과 함께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한 데 이어 두번째로 대통령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아마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던 것이 청와대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고교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와 관련, 지난해 5월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할 때까지 2년여 간 재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서로 의견을 공유하거나 눈치를 보지 않은 채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내는 등 소신있는 의견을 피력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모두 직접 기업을 이룬 창업가들이니 그런 분위기가 가능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