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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망이라더니 디즈니 넘었다"…오사카 엑스포, 기사회생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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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25.08.12 15:57:43

오사카 엑스포 손익분기점인 1800만장 입장권 판매 돌파
다양한 논란과 부정적 인식에도 '반전' 성공
해외여행 소극적 일본인에는 대체 여행지로
일본 방문한 관광객에게는 주요 여행지로 부상

2025년 4월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한 2025 오사카 엑스포 첫날, 엑스포 마스코트 ‘먀쿠먀쿠(脈脈)’가 보이고 그 뒤로 건담 파빌리온이 보인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각종 논란 속에 출범한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이하 오사카 엑스포)가 개막 4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흥행 반전에 성공했다. 개막 전에는 건설비 급증과 안전 문제, 낮은 국민 관심도 등으로 ‘실패 박람회’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개막 이후에는 입소문과 SNS 후기가 확산되면서 관람객 수가 급증하는 ‘반전 드라마’를 써가고 있다.

입장권 1800만장 돌파… 흑자 가시권

12일 일본국제박람회협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오사카 엑스포 입장권 누적 판매량이 1809만 5700장을 기록했다. 이는 엑스포 운영비(1160억엔) 중 80%를 입장권 수입으로 충당하기 위해 설정한 손익분기점인 1800만 장을 넘어선 수치다.

개막 이후 입장권은 주당 평균 49만 장이 판매되고 있다. 하루 관람객이 18만명을 넘는 경우도 있어 2024년 기준 도쿄 디즈니리조트의 일일 평균 방문객(7만6000명)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사실 오사카 엑스포는 개막 전부터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행사장으로 쓰이는 오사카 유메시마는 산업폐기물 매립지였던 인공섬으로, 메탄가스 폭발 가능성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됐고, 일부 학교는 안전을 이유로 견학을 거부하기도 했다. 건설비는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늘어났고, 일부 참가국은 파빌리온 공사를 기한 내 마무리하지 못해 ‘졸속 준비’ 비판도 받았다.

일본 국내에서는 “엑스포 개최는 결국 유메시마에 카지노를 짓기 위한 인프라 투자 명분 아니냐”는 불신 여론도 거셌다. 실제 NHK가 개막 직후인 4월 11~15일 전국 18세 이상 25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응답자 1120명)에서, “오사카 엑스포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0%에 불과했다.

SNS와 할인 마케팅, 그리고 ‘해외 간접 체험’

세계 최대 목조건축물인 일본 오사카 엑스포 ‘그랜드 링’ 근처에 관람객들이 모여있다. 이 건축물은 못 하나 없이 ‘기둥’과 ‘보’를 연결하는 일본의 전통 목조건축 기법으로 건축됐다. (사진=AFP)
그러나 개막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파빌리온과 이국적인 먹거리에 대한 소셜미디어(SNS) 후기가 확산되면서 관람 의욕이 높아졌고, 5월 말까지 성인 대상 정기입장권 할인(3만엔) 정책도 흥행에 한몫했다.

특히 엔저(円安)로 해외여행이 부담스러운 일본인들에게 오사카 엑스포는 “해외에 가지 않고도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엑스포에는 전 세계 158개국과 지역이 참가 중이다.

각국의 문화 등을 전시하는 오사카 엑스포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칠레, 스웨덴, 호주, 중국.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개막 한 달 후인 5월, 엑스포 방문객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평균 3.7점(5점 만점)의 결과가 나왔다. 특히 10대 이하(4.2점), 20대(3.9점), 30대(4.0점) 등 젊은 층의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다시 일본에서 엑스포가 열린다면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인 응답자 74명 중 93%가 ‘원한다’ 혹은 ‘어느 정도 원한다’고 응답하며 인식 변화가 확인됐다.

지역경제 효과 ‘톡톡’…외교무대의 장으로도

2025년 5월 2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5 오사카 엑스포에서 네덜란드 국왕 빌럼알렉산더(가운데)가 네덜란드 국가의 날 기념 행사 참석을 위해 관계자들과 함께 목재 구조물인 ‘대지붕 링(Grand Ring)’ 아래를 걷고 있다.(사진=AFP)
오사카 엑스포는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JR서일본은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488억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389억엔)를 99억엔 상회한 실적이다. 엑스포 개최에 따른 신칸센·재래선 이용 증가와 공식 셔틀버스, 호텔 수익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

또한 엑스포를 중심으로 인근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 오사카성, 태양의 탑, 나라공원 등 인근 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급증하고 있다.

엑스포는 일본 정부의 외교 무대로도 활용되고 있다. 스웨덴, 핀란드, 독일, 필리핀, 헝가리 등 각국 정상이 방일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내셔널데이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한다. 다만 당시 일본과 미국 사이 관세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을 고려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대신 참석했다.

남은 과제는 ‘혼잡’과 ‘더위’, 그리고 ‘고령층 배려’

현재까지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운영 측면의 과제는 적지 않게 남아있다. 특히 후반부로 갈 수록 관람객이 몰리는 특성상 좀 더 원활한 관람을 위한 운영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문제는 입장 대기 시간과 혼잡도다. 인기 파빌리온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대기시간을 감내야 하며 인기 행사인 불꽃놀이 종료 이후에는 관람객이 일시 귀가하면서 셔틀버스·택시 대기 줄이 뒤섞이는 혼잡도 발생했다.

폭염 속 열사병 우려,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 대한 안내 미흡 등도 개선이 요구된다. 특히 박람회 측은 이번 엑스포의 컨셉을 ‘캐쉬리스’로 내세우고 있어 현금 외 결제에는 익숙치 않은 고령층의 경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박람회 측은 “태풍 등 재해로 인한 예상치 못한 지출 가능성도 있어 아직 흑자 전환을 확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람회 측은 입장권 최종 목표치인 2300만 장 달성을 위해 하반기 마케팅 강화 및 운영 시스템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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