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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과 개인은 적극 매수에 나섰지만 떨어지는 주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기관은 삼성전자를 476억원어치 순매수해 매수상위 1위에 올려놨고 개인도 143억원 사들였다. 매물폭탄을 던진 주인공은 외국인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84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에 올려놨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4.5원(0.41%) 오른 110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12월 24일(1103.00원) 이후 14거래일 만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실질금리 역시 상승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띠고 미국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된다. 무위험 자산인 국채를 사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구태여 더 큰 리스크를 져가며 주식을 살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재판 후 이재용 부회장은 법정 구속됐는데, 리더십 부재로 빠른 의사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안 그래도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구간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까지 위축됐고, 여기에 오너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주저앉은 것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늘 삼성전자는 그간 상승분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맞물려 이재용 부회장 법정구속 소식에 따른 오너리스크가 부각되며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늘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 이슈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근본적으론 금리의 상승과 달러 강세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등을 감안하면 달러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진 못할 것이라고 봐 조정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