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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총무원장 탄핵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16일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됐다. 중앙종회는 이날 재적 의원 7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찬성 56표에 반대 14표, 기권 4표, 무효 1표. 조계종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중앙종회에서 가결한 것은 조계종단 역사상 처음이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상정한다.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가결이다. 현재 중앙종회 재적 의원은 75명으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되려면 50명 이상의 찬성을 얻었어야 했다.
이번 불신임 결의안은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앙종회 내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 소속 43명이 제출했다. 현재 중앙종회에는 불교광장 47명 외에 야권 성향의 법륜승가회 17명,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10명, 무소속 1명 등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투표결과만 볼 때 불교광장 측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하더라도 찬성표 9표가 더 나온 셈이다.
총무원장 불신임안은 원로의원 24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 찬성하는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오는 22일 열릴 예정인 원로회의는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해 일정이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인준하면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고,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1월 1일 임기 4년의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선거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의혹 등을 받았으니 자승 전 총무원장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이후 학력위조 의혹에 대해선 사과했으나 은처자 의혹에는 “어떤 방법을 통하든 깔끔하게 소명하겠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5월 MBC ‘PD수첩’이 관련 의혹을 다루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 불교시민단체가 설정 스님 퇴진을 요구했고, 설조 스님이 40일 넘게 단식을 하면서 압박했던 것. 종단 내부에서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설정 스님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조속히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16일 중앙종회 임시회 이전에 퇴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돌연 입장을 번복, 즉각적인 퇴진 결정을 유보하고 올 연말에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음을 비웠다”던 설정 스님의 입장 변화는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이 사퇴를 요구한 데 따른 대응이란 분석이 나왔다. 설정 스님은 이날 임시회에서도 “종헌종법에 근거한다면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맞섰지만 끝내 불신임안 통과를 막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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