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2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다만 이달 1~5일 거래일 기준 18조 5555억원, 하루 평균 4조 6000억원대 순매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도 강도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지난 8일 순매도 규모도 2644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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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을 두고 시장에선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본격적으로 떠나는 신호라기보다는 리밸런싱성 매도에 가깝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내 비중을 빠르게 키우면서 패시브 자금과 글로벌 펀드가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해 일부 물량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나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훼손됐다기보다는, 단기 급등 이후 수급 부담이 먼저 나타났다는 시각이다.
실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1년 내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47.70%로 집계됐다. 지난달 12일 49.07%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일 48.29%, 4일 48.07%, 5일 47.81%, 8일 47.73%에 이어 이날 47.70%까지 내려왔다. 한 달도 안 돼 외국인 지분율이 1%포인트 넘게 하락한 셈이다.
SK하이닉스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51.15%로 최근 1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2일 52.78%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1일 51.44%, 4일 51.30%, 5일 51.27%, 8일 51.16%에 이어 이날 51.15%로 낮아졌다. 외국인 보유 비중만 놓고 보면 최근 반도체 랠리 과정에서 쌓였던 외국인 포지션이 상당 부분 덜어진 모습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5월 6일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를 이어갔고, 5월 7일부터 6월 5일까지 한 달간 누적 순매도액은 69조원에 달했다”며 “8일 지수 급락에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오히려 축소된 점은 최근 매도가 한국 시장의 구조적 이탈이 아닌 주가 급등에 따른 리밸런싱성 매도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환율 안정 여부도 외국인 매도 압력 완화의 핵심 변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60원선을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환차손 우려가 외국인 매도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환율이 고점 부근에서 저항을 받는 데다 외환당국도 과도한 쏠림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환율 상승세가 진정될 경우 매도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560원까지 단기 급등한 이후 기술적으로 작년 이후 상승 추세의 고점 저항대에서 저항을 받는 모습”이라며 “이번 주 후반으로 갈수록 환율 안정화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매도 압력이 완화되면서 시장 수급 우려가 해소될 수 있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도세 둔화가 곧바로 매수 전환을 뜻하진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원·달러 환율 안정과 미국 금리 방향성, 2분기 반도체 실적 확인이 남아 있어서다. 리밸런싱성 물량이 일부 소화됐더라도 환율·금리 부담이 이어지거나 실적 눈높이가 흔들리면 외국인 매도 압력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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