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산은, 한국GM 구조조정..끌려간 협상일까

김경은 기자I 2018.04.30 16:32:26

산은, 뉴머니 보통주 지분투자 vs 우선주 투자
''끌려간 협상 vs 불가피한 타협'' 평가도 엇갈려
2대주주 한계 협상 불리 인정필요

배리 앵글(왼쪽부터)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댄 암만 GM 총괄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특별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 제너럴모터스(GM) 정상화를 위한 GM 본사와 우리 정부의 자금 투입 방안이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이 GM을 상대로 얼마나 협상을 잘 이끌어냈는가 평가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달 초 한국GM에 대한 최종 실사 결과 및 법적 구속력있는 금융투자확약서 제공전까지 GM측이 협상 결과에 대한 ‘비공개’를 요구하면서 일부 조각들로 퍼즐을 맞춰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구체적 투자 구조를 놓고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언론 보도가 미세하게 엇갈린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GM에 대한 산은과 GM의 투자방식이 우선주인지, 보통주인지 여부다. 지분 투입방식이 보통주인지 우선주인지 여부는 큰 틀에서 보면 언뜻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한국GM의 지분율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이 조건에 따라서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끌려간 협상을 했는지, 절묘한 타협점을 찾아 냈는지’ 평가가 갈릴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이 한국GM에 대한 GM본사의 차입금 27억달러(2조900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올드머니)은 우선주로 전환하고 신규투입금(뉴머니) 중 일부를 산은은 전액 7억5000만달러(8000억원)를 ‘보통주’로, GM은 대출금 일부(9000억원)를 ‘조건부 출자전환’ 하는 것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기 때문에 GM의 기존 차입금(올드머니) 출자전환 이후 산은의 보통주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유지가 된다. 산은의 비토권(거부권) 확보는 GM의 우선주 방식 출자전환으로 이미 달성된 셈. 그럼에도 산은은 신규자금 지원액 전부를 대출이 아닌 보통주 출자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를 해석해보면 산은은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투자를 즐기는 고수익 추구 투자자가 된다. 추후 산은의 보통주 유상증자 이후 GM의 조건부 출자전환 이전의 기간까지 산은의 의결권 지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게 되는 점도 우리 정부의 협상 목표에서 보면 불필요한 소득이다.

여기에 차등감자 포기는 물론 같은 방식의 자금 투입 요구에서도 한발 물러나자 우리 정부와 산은은 GM에 일방적으로 끌려간 굴욕협상을 한 것처럼 비춰졌다. 대주주 경영 실패 책임도 제대로 묻지 못했고 산은이 대출 위주의 GM 뉴머니에 비해 훨씬 질이 떨어지는 투자를 하게 됐다는 것.

반면 한국GM과 GM본사의 지분 투자는 올드머니와 뉴머니 모두 ‘전환 우선주’로 투자되는 방식도 거론된다. 산은과 GM측의 투입금을 합하면 각각 7억5000만달러, 36억달러로 현 산은의 지분율(17%)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다. 당장 의결권은 없지만 추후 GM과 산은이 동시에 정한 비율대로 보통주로 전환하면 산은 지분율은 항상 유지가 된다. 차등감자를 원하지 않는 GM의 요구와 비토권 확보라는 우리 목표를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타협점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확실한 평가는 최종 합의 이후에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그 전까지 우리 정부와 산은에 대한 합리적 비판의 견제구를 던질 필요도 있고 이를 수용해 보다 나은 협상결과를 이끌어낼 필요도 있다.

분명한 것은 2대주주에 불과한 산은이 쥔 카드가 GM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상황에서 비토권과 10년 체류 요건을 얻어내고 당장 15만명의 일자리를 지켜낸 점은 분명한 성과로 평가해줄 대목이라는 점이다. 나아가 8000억원의 혈세의 쓸모 대한 최종 평가는 한국GM 구조조정 성과에 달렸을 뿐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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