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수년전부터 붉어진 BMW 디젤 엔진 화재 논란이 이번 조사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BMW 차량 화재 원인을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의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안전연구원 조사 결과 제조사 원인으로 밝혀지면 국토부는 강제적으로 자발적 시정 조치(리콜)를 명령할 방침이다. BMW코리아도 현재 독자적으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20여건의 BMW 차량 화재가 TV 뉴스로 보도됐다. BMW코리아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까지 이어지지 않을까'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관련 동호회 게시판의 키워드는 단연 BMW 차량 화재다. 불안감에 소화기를 구입하는 경우도 생길 정도다. 동호회 게시판에는 BMW 차량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를 만류하는 글도 볼 수 있다.
BMW 화재 논란은 2015년 11월부터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해당 월에만 5대가 불에 타 집중 보도됐다. 당시 BMW는 불이 가장 많이 나는 수입차 브랜드로, 그 중심에 있는 520d는 1대당 화재 빈도 최상위를 기록 중이었다. 그랬던 것이 2016년 잠잠해지다 지난해 말부터 다시 소동이 시작됐다. 작년 12월부터 현재까지 20대가 넘는 BMW 모델에 불이 난 것이다. 날이 점차 더워지는 4-5월부터 점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 차량 화재 사고는 월 평균 13건으로, 화재 차량 중 23%는 BMW인 셈이다.
반면, 다른 의견도 나온다. BMW 2.0리터 디젤 엔진은 520d 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종에 쓰인다. 유독 한 모델만 이토록 많이 화재가 날 수 없다는 이유다. 6세대 520d에는 직렬 4기통 2.0리터 싱글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코드명 N47 이다. 지금은 단종된 3·5시리즈 GT 그리고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320d 등 다양한 모델에 쓰였다. 2014년엔 신형 B47 엔진으로 교체됐다. F10 520d 후기형 모델에 탑재됐다. 현재 팔리는 7세대 520d에도 이 엔진이 달려 나온다. B47 엔진은 신형 520d를 포함해 4시리즈, X4, 미니 클럽맨·컨트리맨 등에 달려 현역으로 뛰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동일한 경우는 없을까. 우선 5시리즈가 잘 팔리는 중국과 미국에서도 화재에 대한 보도는 있다. 하지만 국내처럼 520d 한 모델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5시리즈 판매의 60% 이상이 디젤이다. 올해 상반기 5시리즈 판매는 디젤이 1만여대, 가솔린 6000여대다. 중국과 미국은 디젤 차종 판매가 1% 정도다.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BMW코리아는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화재 이유에 대해 소비자 과실을 주장하기도 했다. 정식 서비스 센터가 아닌 곳에서 장착된 블랙박스 같은 전자제품 등이 조립 불량 혹은 제품 하자로 불이 붙을 가능성을 제기한 경우다. 원칙론에 입각한 발언으로 말을 아끼기도 했지만 2016년에는 화재가 발생한 차량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등 제품을 판매한 입장에서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도 했다.
BMW코리아의 관련 모델에 대한 자발적 시정 조치 여부는 수 개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원인을 밝혀 제조사 책임으로 결론이 나오면 해당 차종의 차대번호 확인과 부품 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국토부의 조사 결과가 리콜로 결정이 나면 해당 차종 소비자에게 문자메시지 뿐만아니라 우편까지 리콜 사항이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