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극한 긴장감이 연출되고 있다.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굳건한 탄핵공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표심이 중대 변수가 되기 때문. 대세는 기울었다. 비주류인 비박계가 탄핵찬성 입장을 밝혔기 때문. 친박계는 사면초가다. 탄핵 표결 참여로 입장을 선회한 의원들이 속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이 현실화되면 새누리당은 강성 친박과 나머지 세력으로 뚜렷이 구분되면서 분당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입장표명 관계없이 표결 참여” 흔들리지 않는 비주류
내년 4월 대통령 퇴진 및 6월 대선실시라는 당론에서 이탈한 비주류는 요지부동이다. 박 대통령의 입장 발표와 관계없이 오는 9일 탄핵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대통령의 4월 또는 조기 퇴진 여부와 관계없이 촛불민심을 받들겠다는 태도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6일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위한 실무 준비를 사실상 완료했다고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이 밝혔다.
황 의원은 “비상시국회의는 흔들림 없이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진정성 있게 가결을 위해 확실히 준비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준비됐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줄 수도 있다”고 다짐했다. 특히 “필요하다면 (탄핵 가결이) 준비돼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탄핵찬성 명단 공개까지 시사한 것으로 탄핵부결시 후폭풍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비주류 내부에서는 탄핵참여를 압박하는 야당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나타났다. 비주류 수장인 김무성 전 대표는 “현재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 표결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상, 탄핵 결정은 이미 시간의 문제가 됐고 결론도 이미 내려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는 촛불시위를 국회로 끌어들여 마치 본인의 힘으로 탄핵을 성사시켰다는 공치사를 하려고 도모하고 있다”고 “촛불민심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권력추구만 생각하는 ‘독선의 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홍문종 “탄핵 찬성 195표에서 205표 사이”…탄핵 가결시 친박 정치생명 종료
친박계는 극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퇴진이라는 압도적인 촛불민심을 확인한데다 비주류의 가세로 탄핵 가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친박계의 이탈현상도 커지고 있다. 주류 친박계가 설득의 대상으로 삼았던 친박 초선 그룹과 중립 성향 의원들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 당 일각에서는 탄핵 찬성표가 최대 220여표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탄핵부결 가능성에 대한 희망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탄핵 찬성표와 관련,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지만 195표에서 205표 사이”라면서 “(탄핵 가능성은) 솔직하게 말하면 50 대 50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비주류가 강경 분위기로 급변하면서 온건파의 목소리가 묻혔다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대통령이 (9일 이전) 명확한 표현으로 담화를 하고 당론을 정하면 비주류의 마음도 열 몇 표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친박의 저항에도 대세는 이미 돌아섰다는 분위기다. 특히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 친박의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친노세력이 이른바 ‘폐족’으로 불리며 정치적 위기에 처한 것처럼 친박 역시 박 대통령의 몰락과 더불어 정치무대의 전면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