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신봉자인 샘슨 모우 JAN3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이더리움 탈취 사건에 대해 블록체인 기록을 해킹 시점 이전으로 되돌리는 롤백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며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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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가 해킹으로 14억달러(2조원) 가량의 이더리움을 탈취당한 가운데 북한 해커 집단의 소행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모우 CEO는 북한의 해킹 그룹인 라자루스 그룹을 이번 공격의 배후로 확신했다. 그는 “자금이동 패턴이 작년 초 와지르엑스(WazirX) 거래소 해킹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도난당한 상당 부분의 이더리움은 트론 블록체인에서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로 변환된 후 중국 거래소 OKX를 통해 현금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이는 라자루스 그룹과 관련된 전형적인 자금 세탁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더리움 롤백을 하지 않을 경우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모우 CEO는 “14억달러는 북한 정부에 있어 막대한 자금이 될 수 있고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지원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전체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탈취로 북한은 이더리움 상위 15개 보유자가 되고, 네트워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 정부가 도난당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할 경우 연간 약 2%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데 약 2800만달러에 해당한다”며 “이더리움 재단이 롤백을 지원하고 거래소들과 협력해 바이비트 도난사건 이전으로 체인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탈릭 부테린에 대해 책임 지고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이더리움 롤백에 대해 부테린은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모우 CEO는 “비탈릭은 과거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더리움을 사용하는 것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이번 도난 사건처럼 큰 규모의 사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막는 것이 논리적”이라며 “비탈릭이 기다릴수록 피해를 완화하고 북한에 자금을 차단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과거 북한이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 적이 있기 때문에 비탈릭의 명확한 입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더리움을 롤백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2016년 있었던 The DAO 해킹 때에도 비탈릭과 이더리움 재단이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당시 비탈릭은 모든 거래를 중지하라고 지시하고 하드포크를 통해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역사를 DAO 공격 이전으로 되돌리고 도난당한 이더리움을 다른 스마트 계약으로 재배분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The DAO 해킹과 바이비트 도난사건은 다른 상황이니 처리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모우 CEO는 “DAO 해킹에서는 비탈릭과 내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이번 도난 사건에서는 바이비트와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차이”라며 “비탈릭이 편파적으로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이더리움 롤백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북한의 이더리움을 삭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모우 CEO는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북한을 공격자로 간주하고 그들의 이더리움을 삭제하면 된다”며 “이것이 바로 이더리움의 진정한 힘”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더리움의 보안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기본적인 멀티시그(다중서명)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우회 방법만 존재한다”며 “거래소 운영자와 사용자들은 하드웨어 지갑을 사용할 수 있지만 무엇을 서명하고 있는지, 스마트 계약이 악의적으로 업데이트되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드웨어 지갑은 이더리움 거래를 사용자에게 승인하기 전에 디코딩하고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블라인드 서명으로 이뤄진다”며 “무엇을 서명하는지 알지 못한 채 서명하는 것이기에 보안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웹 브라우저는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에 해커들이 이더리움을 훔치는 공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더리움을 훔치기 쉽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