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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세대시고 워낙 훌륭한 분입니다. 각별히 애도하는 마음입니다.”(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고(故) 정상영 KCC(002380) 명예회장의 발인을 하루 앞둔 2일 서울 송파구 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과 과거 인연을 맺었던 정·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인의 세 아들인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021320) 회장은 장례 내내 이어지는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들은 오늘 빈소에서 머무르며 내일 고인의 발인을 준비할 예정이다.
고인과 살아생전 각별했던 인연들은 매일 빈소를 찾으며 유족들을 위로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조카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가장 먼저 빈소를 찾고 매일 오전과 오후에 수시로 빈소를 찾고 있다. 오전 11시 40분께 모습을 드러낸 정몽준 이사장은 “추운데 와줘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하고 “내일 발인하고 영결식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5시께 집무를 마치고 다시 들려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거듭 전했다.
정 이사장은 생전 고인과 사이가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고 정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이후 아산병원에 있는 집무실로 출근하며 시간이 될 때마다 매일 2번 이상씩 빈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HDC(012630)그룹 회장도 빈소가 차려진 이후 매일 빈소를 찾고 있다. 이날은 오후 4시 20분께 빈소를 찾았다. 정 회장은 고인의 첫째 아들인 정몽진 KCC 회장과 사촌으로 나이 터울도 비슷해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날 오전에는 김정훈 현대글로비스(086280) 대표와 전 KCC그룹 임직원 등 범현대그룹 전·현직 임원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또 윤성이 동국대학교 총장과 지성규 하나은행 은행장, 김성식 벽산(007210) 대표이사, 하현권 강릉아산병원 원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정계에서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김진선 전 강원지사, 백군기 용인시장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오후에는 윤영준 현대건설(000720) 사장, 정몽국 엠티인더스토리 회장, 정몽선 성우그룹 회장, 연태준 홈플러스 부사장, 이용우 이노션(214320) 대표이사 등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불교계인사들도 방문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5시께 방문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약 45분가량 빈소에 머무른 뒤 “창업세대시고 워낙 훌륭하셨던 분”이라며 “각별히 애도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을 다니셨던 분이시고 추억할 게 많다”고도 전했다.
앞서 전날에도 범현대가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이 조문했다. 윤여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은 김걸 현대자동차 사장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다. 윤 부회장은 “한국 산업의 큰 별이 한 분 더 돌아가셨다”며 애도를 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에선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장호진 기획조정본부 사장,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사장, 임대규 현대홈쇼핑 사장, 윤기철 현대리바트 사장, 김민덕 한섬 사장 등 사장단이 함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평소 농구계 후원에 열정적이었던 고인의 마지막을 기리기 위해 체육계 인사들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특히 허재 전 KCC 농구단 감독은 지난 이틀 간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구단주로서 허 전 감독을 챙겼을 뿐만 아니라 용산고등학교 후배로서도 각별히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대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 송석구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윤성진 한일화학공업 대표 등 조문객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서울 서초구 KCC와 KCC건설 사옥에 마련된 정 명예회장의 분향소에는 빈소에 가지 못한 직원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발인은 3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가족 선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