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좀비기업 퇴출시켜야 3000 달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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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연 기자I 2026.01.27 18:25:45

4년 만에 1000선 회복한 코스닥…전고점은 여전히 미회복
25년간 상장사 수는 3배 증가…시장 이익은 10년 전 수준
"코스닥 분리 독립 등 시장 구조 개선 선행돼야"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코스피 상승 폭 대비 제한적인 강세를 보였던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회복하면서 ‘키맞추기’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수 레벨 상향보다 시장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 사진. (사진=신한지주)
2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거래일(1064.41) 대비 18.18포인트(1.71%) 오른 1082.5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4년 만에 1000포인트를 회복한 데 이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가며 장중 1080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9월 4일(종가 1076.30) 이후 25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코스닥은 지난 25년간 사실상 정체된 흐름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지수 산출 방식으로 환산할 경우 코스닥은 2000년 3월 IT버블 당시 2900선(3월10일 장중)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말에는 500선 안팎으로 급락하며 불과 9개월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2008년 10월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245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후 7년간은 450~550 사이의 좁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2022년 다시 1000포인트를 찍기도 했으나 다시 600~900포인트선에서 등락하며 여전히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2000년 500~900선에서 등락하던 코스피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5000포인트를 기록하며 5084.85에 마감해 코스닥과는 대조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이 개장한 1996년 7월1일(1000.0포인트) 이래로 수익률을 단순 비교하면, 코스닥이 이날 종가(1082.59)까지 8.2% 오른 동안 코스피는 509.95% 오른 셈이다.

이 기간 코스닥 시장의 외형은 크게 확대됐다. 코스닥 상장기업 수는 2000년 604개에서 2010년 1029개, 2020년 1468개를 거쳐 2025년에는 1827개로 늘었다. 25년 동안 상장사 수가 세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도입되며 상장 문턱은 지속적으로 낮아졌고, 신산업 기업의 유입도 늘었다.

그러나 상장사 수 확대가 곧 시장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코스닥 시장 12월 결산법인 기준 2024사업연도 연결 기준 순이익은 3조4817억원이다. 10년전인 2014년의 3조5504억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코스닥의 장기 박스권 흐름을 ‘상장 중심 성장’의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상장 숫자 확대에 비해 상장 이후 기업의 성장과 퇴출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 내 기업 구성의 질적 개선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2000년대 초반 5000여개에 달하던 상장기업 수가 오히려 현재 3000여개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시장 내부의 자정 작용을 통해 부실기업이 지속적으로 정리되면서 기업 수는 줄었지만, 시장의 질과 신뢰도는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정부는 ‘코스닥 3000’을 목표로 한 정책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코스닥 3000’ 달성을 다음 목표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정책 수단이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이익 투명성과 성장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근본적 변화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이 상승세를 탄 것은 저평가 정상화보다는 ‘버블’에 가깝다”고 평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닥 3000포인트 달성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코스닥 좀비기업의 조속한 퇴출과 산업별 상장심사 차등화, 코스닥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 개발 등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화하고 코스닥을 독립법인화해 코스피와 경쟁관계를 정립하는 방향도 유효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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