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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김경욱(56) 인천국제공항공사 제9대 사장이 2일 취임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취임식장인 공사 대강당에 들어서면서 정규직 전환 문제 등으로 노동조합의 항의를 받으며 순탄하지 않게 임기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인천공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야 할 김 사장이 당장 풀어야 할 문제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공사 재정 위기 극복과 4단계 건설사업 추진, 정규직 전환 노사갈등 해결 등을 위해 김 사장이 어떠한 리더십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로나19 대응
인천공항은 지난해 1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여행객 감소 등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연간 7000만명 안팎의 여행객이 이용했던 인천공항은 지난해 1205만명으로 급감했다.
국내외 항공사의 여객기 운행 감축·중단 등으로 공항시설 이용료 수입이 줄고 면세점 운영 중단·사업자 유찰, 입점업체 임대료 인하 등의 여파로 공사는 경영 적자에 들었다. 2004년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했던 공사의 지난해 재정 적자 규모는 4500여억원으로 채권 발행 규모는 1조7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항 기능 축소로 7만여명의 상주 인력 중 대다수는 무급휴직, 권고사직 처리되며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감염병 사태로 인천공항이 ‘초토화’된 가운데 김 사장은 공항의 안전과 경영 정상화, 공항 경쟁력 강화 등을 이끌어야 할 책무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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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재정 위기 속에서 인천공항 4활주로 신설, 제2여객터미널 확장 등 4단계 건설사업의 원활한 추진도 김 사장의 몫이다. 4조7000억원 규모의 4단계 사업은 채권을 통해 하는 것으로 재원 확보의 어려움이 없지만 안전 관리 등을 철저히 하며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사업이다.
◇정규직 전환 갈등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 갈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다.
정규직 노조인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은 지난해 6월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며 반발했다. 당시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비정규직 보안검색 노동자 등 2143명을 공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고 공항운영 노동자 등 7642명을 공사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규직 노조는 직고용 대상자 2143명 중 보안검색 노동자 1902명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노사가 합의한 것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반면 공사는 보안검색 노동자의 직고용은 노사간 합의사항이라며 대립했다. 급기야 노조는 구본환 사장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였고 구 사장은 결국 국토교통부 감사를 받고 지난해 9월 해임됐다.
구 사장은 물러났지만 정규직 전환 문제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아 노사갈등의 핵심 사안으로 남았다. 김경욱 사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공사 자회사 정규직으로 임시 편제됐고 직고용 절차는 중단된 상태이다.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규직 전환 공약 1호 사업장이다.
한편 김 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과감한 혁신을 통해 한층 격화되는 세계 허브공항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4대 혁신과제로 △안전 최우선 △공항서비스 혁신 △미래성장 주도 △인재육성 등을 제시하고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공항의 핵심요소인 안전·보안을 바탕으로 보건분야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는 안전 최우선 공항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로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공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임직원 전체의 지혜를 모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도약해가겠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 출생인 김 사장은 서울 충암고와 서울대를 졸업했고 1989년 행정고시(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국토교통부 제2차관, 교통물류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