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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값이 시가?…정부 보조금 받고 뒤통수친 테슬라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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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6.07.02 15:23:46

보조금 확정 하루만 최대 700만원 인상
소비자 혜택보다 가격 인상 효과만 키워
선정 단계에서 가격 안정성도 고려해야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인 1일, 테슬라코리아가 기다렸다는 듯 국내 판매 가격을 올렸다. 모델3 롱레인지는 700만원, 모델3 RWD와 퍼포먼스는 각각 500만원, 모델Y 롱레인지와 모델Y L은 300만원씩 인상했다.

테슬라 모델 Y.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모델 Y. (사진=연합뉴스)
보조금이 확정되자마자 가격표부터 고쳐 붙이자 소비자 비판이 거세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기술개발 역량과 공급망 기여도, 환경 대응, 사후관리, 안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지급 대상을 선정했다. 국내 생산기지가 없는 테슬라는 공급망 기여 측면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BYD는 종합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테슬라는 경쟁사 일부가 빠진 시장에서 보조금 혜택까지 유지하게 됐다.

가격 인상 폭도 크다. 올해 국비 보조금은 트림별로 168만~420만원 수준인데 테슬라는 최대 700만원을 올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보조금으로 낮춰준 구매 부담을 제조사가 가격 인상으로 상당 부분 상쇄한 것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을 소비자 판매가 인상 이유로 든 테슬라 측의 설명도 지난 4월부터 반복된 해명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보조금은 소비자가 아니라 제조사가 받는 것 같다”, “테슬라 가격은 시가냐”는 반응까지 나온다.

가격 책정은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하지만 보조금은 기업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친환경차 보급 확대와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수단이다. 지급 대상이 확정되자마자 가격을 올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테슬라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대부분 수입·판매한다. 한국 부품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일부 부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국내 생산과 고용에 대한 직접적인 기여는 제한적이다.

정부는 보조금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후 점검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정 기간 가격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혈세로 마련한 보조금이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지, 기업의 가격 인상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그칠지는 결국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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